매일신문

진단 농촌교육 공동화-(5.끝)희망은 있다

학생들이 떠난다.

교사들이 기피한다.

부모들은 못 미더워한다.

남은 학생과 부모는 낙오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농촌학교의 현실이다.

그러나 농촌학교에도 희망은 있다.

학력신장을 통해 농촌교육을 살리려는 다양한 노력을 살펴본다.

청도 이서고와 모계고는 학력신장을 통해 명문고로 거듭난 학교다.

이서고는 학력신장을 위한 다양한 노력과 함께 대학 정원의 3%를 정원 외로 선발하는 농어촌 전형제도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그 결과 1983년부터 졸업생 가운데 95%를 4년제 대학에 입학시켰고 이중 10%는 서울대를 비롯해 서울지역 명문대에 진학시키고 있다.

이서고는 6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갖추고 대부대모(代父代母)제를 운영한다.

학생들은 학원, 개인지도 등 사교육은 생각도 할 수 없다.

1학년 때부터 기숙사에 들어가면 졸업할 때까지 3년 간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등 엄격한 규율 속에 하루 일과를 보낸다.

학부모 이승자(45.여.청도군 청도읍 고수리)씨는 고등학교 1학년인 딸을 이서고등학교에 보낸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사교육비 부담이 없고, 기숙사에 있으니 등하교 걱정 없고, 철저하게 생활관리를 하니 공부도 생활도 걱정할 게 없기 때문이다.

이웃 모계고등학교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장학제도, 기숙사 운영, 우수학생 합숙반 운영 등 꾸준히 노력한 결과 밀양 등 경남지역에서 학생들이 오고 있다.

모계고는 특히 전교직원이 매월 일정금액을 모금(연 700만원)하여 성적우수학생 및 불우 학생에게 지급하는 등 동창회와 기업체 장학금 등 연간 1억 원의 장학금이 지급되고 있다.

청도여고도 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갖춰놓고 학년별 16명을 수용하는 개인별 독서실과 생활실을 갖춘 자율 독서실을 운영하면서 국.영.수 과목을 특별 지도하는 등 명문고로 자리 잡고 있다.

성주군은 우수 학생 역외 유출을 막기 위해 민.관이 함께 나서고 있다.

지역 인사들로 구성된 군교육발전위원회는 장학금 확대.학교시설 개선 등으로 우수 학생 지역학교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올 성주고교 입학생 120명중 중학교 내신성적(300점 만점) 255점 이상 학생 39명에게 성적에 따라 3년 혹은 1년 장학금 4천여 만원을 지급했다.

특히 최상위권 성적 우수자 10명은 등록금 면제와 장학금 100만원 지급 외에도 1개월에 18만원 부담하는 성주고 기숙사 비용을 1년간 전액 면제하는 특전을 주었다.

성주고는 또 성적 우수생만 관리하는 심화반 운영 등 특별 교육과정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입학 예정자를 대상으로 지난 해 11월부터 국.영.수를 중심으로 '100시간'보충교육을 실시,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외국어고, 김천고, 구미고 등으로 진학을 하던 우수학생들이 거의 대부분 성주고로 발길을 돌렸다

왜관 군위 의성 등 학원환경이 열악한 농촌 지역학교들은 방과후 특기적성 교육을 실시해 효과를 얻고 있다.

도시의 학생들이 학교 수업이 끝나기 바쁘게 학원으로 가 일률적으로 영.수 공부에 집중하는 반면 농촌 지역 학생들은 특기적성 교육으로 소질과 재능을 살리고 있다.

특히 대도시 학교에 비해 학급당 학생수가 적은 만큼 교사와 학생간 맨투맨식 맞춤 교육을 할 수 있으며 다양한 현장체험을 통한 폭넓은 학습을 경험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 결과, 올해 군위여고 홍순남양이 개교 후 첫 서울대학교 사범대 수시 모집에 합격해 사설학원이나 과외교습을 받지 않고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다.

홍순남양은 '학원이나 과외교습은 받지 않았지만 학생수가 적어 선생님과 더욱 친해질 수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때마다 맨투맨 주입식 교육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 학교 구윤미 교사는 '교육환경은 도시에 비해 떨어지지만 인성교육 환경은 농촌학교가 훨씬 유리하다'며 '대도시와 비교할 때 단점 못지 않게 장점도 많다'고 말했다.

최봉국.정창구.강병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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