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드라마 '토지' 제작현장을 찾아서

방송 전부터 숱한 화제를 뿌리고 있는 SBS 대하드라마 '토지'의 제작 현장을 지난 22일 찾았다.

박경리의 대하소설'토지'의 주무대로 유명해진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드라마 '토지'의 대규모 오픈 세트장이 지어진 이 곳은 섬진강이 내려다 보이는 고즈넉한 작은 마을이다.

세트장 입구에 들어서자 마치 역사의 시계 바늘이 과거로 되돌아 간 듯했다.

3천여평 규모의 마을 중심에 들어선 최참판댁과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옹기종기 내려앉은 초가집들, 여기저기 한복을 입고 모여선 사람들은 분명 100여년 전 마을 모습 그대로였다.

잔뜩 찌푸린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세트장은 막바지 겨울장면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촬영장은 스태프들과 구경 나온 관광객들과의 전장이었다.

한 걸음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서려는 사람들과 웅성이는 소음을 막기 위해 스태프들은 진땀을 흘렸다.

이날 촬영분의 하이라이트는 숨진 최치수의 장례를 치르는 장면. 최참판댁이 몰락의 길로 접어드는 계기가 되는 대목이다.

박상원, 박윤배, 배도환 등 12명의 출연진들이 무거운 상여를 짊어멨고 탤런트 윤문식이 구성진 상여소리를 읊기 시작했다.

간밤에 내린 비로 땅은 진창으로 변해 걸음마다 푹푹 빠졌고 마을길이 좁아 상여는 길 가에 서있는 나뭇가지에 걸리기 일쑤였다.

온갖 악조건과 수십 번의 NG가 거듭된 지 2시간여 만에 감독의 오케이 사인이 났지만 조금만 더 했더라면 빈 상여를 채울 뻔했다고 출연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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