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중앙대 석좌교수가 MBC TV 특강 '우리는 누구인가'에서 불교 세계관인 윤회사상을 깎아내리는 내용의 강의를 했다며 불교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교수는 지난 2월 23일 방송된 '8강 음양의 세계'에서 조선시대 신흥사대부 입장에서 불교를 비판적으로 고찰한 삼봉 정도전의 '불씨잡변'을 소개하면서 "윤회는 인도문명의 윤리적 요청에서 나온 신화적 구성"이며 "윤회만큼 끊임없이 선업을 독려하기 좋은 것이 없고 기독교의 천국도 같은 이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1일 '9강 술과 인과'란 제목의 방송강의에서도 "인도문명에서 윤회라는 윤리가 생겨난 것은 윤회와 업, 응보사상이 카스트 제도를 정당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라며 "인과응보라는 것은 근원적으로 잘못됐다는 정도전의 사고는 대단히 과학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불교계는 김 교수가 불교를 폄하, 왜곡했다는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영남불교대학.관음사 회주 우학스님은 법보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불교 비판에 혈안이었던 정도전이 쓴 책을 가지고 도올이 충분한 여과와 비판없이 자기식대로 수용해 불교의 인과법을 매도했다"고 비판했다.
김성철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도 "윤회를 부정하는 것은 불교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부처님의 깨달음도 윤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데서 비롯됐기 때문에 부처님의 가르침과 초기경전도 윤회를 토대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윤회를 숙명론이라고 말한 도올의 주장도 강하게 비판하면서 "현재 어떤 업을 쌓느냐에 따라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하는 불교는 오히려 카스트제도를 부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MBC 홈페이지의 해당 프로그램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는 도올을 비판하는 글과 옹호하는 글이 수백건씩 올라오면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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