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11시40분쯤 대구 영남대학병원.
평생을 야학에 몸 바쳤던 김창묵(金昌默.53.대구시 동구 용계동)씨가 야학에의 못다한 정열을 뒤로 하고 영면했다.
30여년전 대구 동구 신암동의 야학인 '청년교실'에서 교사생활을 시작한 뒤 한평생 봉사활동에 전념하다 이날 삶을 정리한 것.
'인간 상록수'로 불리던 김씨는 사재를 털어 '신일나눔학교'(신일야학)를 이끌면서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443명의 학생들을 배움의 길로 인도했으며, 불우이웃 돕기에도 나서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활동을 지속해왔다.
지난 1월 방광암 말기판정을 받고 시한부 삶을 살던 김씨는 기자가 방문했던 지난달 26일에도 '자신은 아무 일도 한 것이 없다'며 '언론 보도'를 극히 꺼려했다.
그러나 김씨의 야학 인생은 제자인 대구 수성구청의 한 공무원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아내 서영숙(54)씨는 "남편은 마지막 순간까지 '다른 사람에게 알리거나, 자랑할만한 일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하늘 나라로 갔지만 그가 평생을 바친 사회봉사는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큰 딸 소희(27)씨는 현재 한국 CLC(Christian Life Community:가톨릭평신도 생활공동체)부설 이주노동자인권센터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한 소희씨는 사회봉사활동을 위해 졸업후 1년간 사회복지학을 다시 공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딴 뒤 한국 CLC에 들어갔다.
지난해 10월에 군을 제대한 막내아들 원한(24)씨 역시 경북대 사회복지학과 재학생으로 사회복지사의 길을 준비중이다.
한편 김씨의 사망 소식을 전해들은 대구 용계성당 신도들과 400여명의 제자들은 이날 한없는 슬픔에 잠겼다.
용계성당 신도 백희목씨는 "야학의 등불은 꺼져버렸지만 하늘의 별이 되어 우리들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고 김창묵씨의 장례는 대구 수성1가 수성성당(대백인터빌옆)에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수성성당, 발인은 13일 오전9시. 장지는 경산 장미공원이다.
연락처는 011-9589-6516. 019-207-8452.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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