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선장' 한나라號 건질까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 선출이 대구.경북 총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박 대표 선출에 대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상대적 반응을 보면 '박근혜 효과'를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다.

대통령 탄핵안 국회 가결 이후 추락하는 당 지지도 때문에 맥을 못추고 있는 지역 한나라당 관계자와 후보들은 박 대표가 지역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총선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기가 마련됐다며 희색이 만면한 반면 열린우리당측은 박 대표 선출과 총선은 별개라며 애써 의미를 깎아내리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우선 한나라당은 그동안 지리멸렬하던 분위기가 싹 가신 모습이다.

박태봉(朴泰鳳) 대구시당 사무처장은 23일 "전당대회에서 박 대표가 당의 환골탈태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고 총선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며 "당이 옛날 한나라당이 아니라는 점을 일깨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나라당측은 박 대표 선출로 대구.경북이 가장 득을 볼 것으로 분석했다.

탄핵정국 후 전통적 한나라당 텃밭이던 대구.경북에서조차 열린우리당이 급상승세를 타면서 분위기가 극도로 위축됐으나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제부터 대구.경북에서 열린우리당의 상승세를 견제하는 유권자 심리가 발동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한나라당측은 일찍부터 이같은 '박근혜 효과'에 대해 절실하게 기대했다.

강재섭(姜在涉) 의원이 일찌감치 당대표 출마를 포기하고 지난달 박근혜 의원이 당대표가 돼야 한다고 지지선언을 표명한 것도 이때문이다.

지난 20일에 강 의원을 비롯해 이해봉(李海鳳) 지부장 등 대구지역 한나라당 후보들이 박근혜 지지를 선언한 것도 이같은 기대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한나라당은 오는 26일 박 대표가 직접 참석하는 선대위 발대식을 갖고 대구.경북지역에서부터 한나라당 바람을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반해 열린우리당측은 '박근혜 효과'가 지금의 탄핵정국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대구시당은 논평에서 "박 대표는 총선을 겨냥한 한달짜리 얼굴마담에 불과하다"며 혹평한 뒤 "최병렬 전 대표가 연출하고 강재섭 의원이 각본을 쓴 '관중없는 꼭두각시 놀음'에 박근혜 의원이 버젓이 꼭두각시를 자임한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대구시당은 박근혜 대표 체제 출범과 지역 총선에 미칠 영향에 대한 사전 여론조사에서 박 대표 체제가 지역 판도를 뒤엎을만한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극약 처방' 대신 기존의 지역경제 회생과 낡은 정치 청산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당은 기존의 지역경제 회생을 위한 민생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한나라당 심판론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 우리당 관계자들은 24일 오후 대구시청을 방문, 조해녕 대구시장과 동대구 역세권 개발 관련 간담회를 갖고 25일에는 대구지역 출마자 12명이 대구은행 본점을 방문, 김극년 행장과 지역금융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자민련과 민주노동당도 한나라당이 박 대표를 내세워 약간의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역표심에 영향을 미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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