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3일 박근혜(朴槿惠) 대표 체제를 맞음으로써 2야의 대표가 모두 대구에 나서는 상황이 연출됐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대표가 22일 대구 수성갑 출마를 선언한 결과다.
덩달아 대구가 4.15 총선의 전국 최고 관심 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북도 대구와 표심이 일정 부분 연결돼 있어 정가의 눈길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한나라당 박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에서 선전하고 있는 상태다.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초토화되고 있고 전통적 지지 기반이었던 대구-경북에서마저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와중이라 이채롭기까지 하다.
그래서 박 대표는 총선 20여일간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할 여유가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마냥 지역구를 버려두고 지원유세를 다닐 경우 달성에서 또다른 역풍을 맞을 우려도 없지 않아 박 대표 측의 고심이 적잖다는 전언이다.
민주당 조 대표는 "이번에 대구에서 당선되면 초선"이라며 몸을 한껏 낮춘 채 대구 시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한나라당은 경제통인 이한구(李漢久) 의원을 내세웠고, 열린우리당은 정책통으로 지방분권주의자인 김태일(金台鎰) 영남대 교수를 출전시켜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치르고 있다.
게다가 6공의 황태자로 불리는 박철언(朴哲彦)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 수성갑은 그야말로 인물 대결장이 되고 있다.
중앙 정가 관계자들은 이런 점 때문인지 "수성갑 선거의 과정과 결과를 지켜보면 한국 정치의 현재를 고스란히 읽을 수 있을 것"이라며 눈길을 떼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대구-경북이 총선 관심 지역이 되고 있는 이유는 또 있다.
수도권과 충청, 호남권 등 전국에 열린우리당 돌풍이 불자 'TK를 포함한 영남권은 어떤가'하는 관심을 각지에서 보이고 있는 것. 각종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열린우리당이 TK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자 "정말 놀랍다"는 반응이 대다수를 차지, 변화 가능성에 대한 분분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이 경북여고를 졸업한 대구 출신이란 점에서 대구가 또다른 관심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 박 대표 체제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대구 여성정치인이 요동치는 탄핵과 총선 정국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추 위원은 탄핵 역풍으로 지역구마저 위협받고 있어 지역구 사정이 나은 박 대표와는 입장이 다소 다르긴 하다.
하지만 함께 탄핵 역풍을 맞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명운을 박 대표와 추 위원이 각각 걸머지고 있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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