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학입시-수험생활 바로잡기

잘 준비된 출발은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시작이라도 진행 과정에서 잘못이 발견되면 즉시 바로잡아야 심각한 상황을 미리 막을 수 있다.

3월 초 대부분 수험생들이 새로운 포부와 꿈을 가지고 힘차게 출발했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벌써 지치고 있다.

잘못된 줄 알면서도,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서도 기존의 습관과 타성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수험생들이 많다.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입시도 처음 시작은 비슷하지만 나중 결과는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그 차이란 얼마나 자신 있게 능동적으로 수험생활을 이끌어 가느냐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지금쯤 수험 생활 한 달을 반성해보고 심기일전의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

◇학습 계획

학년 초에 너무 욕심을 내 실천 불가능한 계획을 세워놓고 무리를 하다가 결국은 얼마 못 가서 포기하는 학생이 많다고 고3담당 교사들은 입을 모은다.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자신이 해낼 수 있을 만큼의 계획을 세워 반드시 달성하는 습관을 학년 초에 확립해야 한다.

성취감은 피로를 잊게 하며 자신감을 키우는 원천이 된다.

학습 계획은 보통 일주일 단위로 세우는 것이 좋다.

주중에 최선을 다한 뒤 주말에는 스스로 평가한다.

덜 된 부분이 있다면 보충하고 계획대로 실천했다면 스스로에게 상을 주는 기분으로 푹 쉬어도 좋다.

긴 수험생활 동안 활력을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학습 방법

아직도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공부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비효율적이다.

우선 시험 체제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학력고사를 치르던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복습 위주의 학습이 그런대로 효과가 있었다.

전후 맥락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보다는 지식의 암기를 통해 맞출 수 있는 문제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능시험이 도입되면서 단순한 암기보다는 기본 개념과 원리를 바탕으로 추리력, 상상력 등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발휘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주류로 떠올랐다.

단원 간, 교과 간 통합적으로 사고해야 하는 문제가 많아졌다.

기본 원리를 변형시킨 응용 문제도 늘어났다.

여기에 대비하는 최선의 방법은 예습을 통해 문제 제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학습의 집중도 면에서도 예습의 효과가 훨씬 뛰어나다.

복습은 배웠던 내용을 다시 익히는 것이기 때문에 자칫 소홀하기 쉽다.

잘 모르는 내용이라도 아는 것처럼 넘기기 일쑤다.

이래서는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기 힘들다.

예습이란 배울 내용을 다 알고 가는 선행학습과는 다르다.

내일 배울 내용들을 한번 읽어본 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짚어보는 문제 제기의 과정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렇게 한 뒤 수업에 참여하면 집중력은 훨씬 높아진다.

미리 생각하고 고민해봤기 때문에 기억의 길이 또한 복습보다 더 오래 지속된다.

◇생활 습관

지금쯤이면 학기 초의 긴장이 어느 정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날씨도 따뜻해져 피로감도 더 쉽게 밀려온다.

이럴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생활 습관이다.

요즘 유행하는 '아침형 인간'이란 말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수험생들이 가장 피해야 할 것이 야행성 습관이다.

꼭 같이 공부해도 성취도가 떨어지고 성적 향상이 더딘 수험생들 가운데는 밤늦게 자고 낮에 조는 유형이 많다.

아무리 밤에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도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기초를 놓칠 수밖에 없다.

기초가 약하면 그 위에 아무리 많은 공부를 쌓는다고 해도 금새 무너진다.

또한 피로를 더 쉽게 느끼기 때문에 작은 실패나 실수에도 의욕을 잃어버리기 쉽다.

수험 격언 가운데 4당5락이라는 말보다 더 허무맹랑한 것은 없다.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것이다.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낮 시간에 지장이 없으려면 평균 6시간 안팎은 자야 한다.

수면 부족은 생활을 짜증스럽게 하고 학습의 생산성을 저하시켜 결국엔 무기력증, 의욕 상실, 만성 두통 등과 같은 고3병으로 발전하게 된다.

학년 초부터 깨어있는 낮 시간에 집중해서 공부하고 밤에 푹 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상담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을 때는 담임선생님이나 전문가를 찾아가서 자신의 생활과 학습 습관, 방법 등에 대해 솔직하게 상담을 해 보는 게 좋다.

분명히 문제가 있는데도 이를 무시하거나 상담의 효과를 중시하지 않다가 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혼자서 대책 없이 고민하거나 근거도 알기 힘든 엉터리 정보에 현혹되는 건 더더욱 위험하다.

모든 사람이 효과가 있다고 해도 자신에게 맞지 않을 수 있는 게 공부다.

남들이 한다고 무턱대고 따라가다간 페이스를 잃기 쉽다.

수험생활 내내 허둥대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문제를 발견하고 대책을 세우는 자세는 필수적이다.

자신에게 가장 맞는 학습법을 찾아 단계적으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조금의 성취감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페이스를 유지해 자신감을 쌓아야 한다.

상담은 기대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결실을 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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