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詩와 함께 하는 오후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아직 내 체온 식지 않은 풀씨를

창 앞에 뿌려두고 새를 기다린다

늙은 참새 한 쌍 날아와

마음놓고 체온을 다 주워 먹었다

따사한 정에 허기를 면하고

서늘한 표정으로 목례를 하고.

얼마간 졸다가 구름밭을 지나

어디론지 날아가 버렸다.

지금 창 앞에는 새가 두고 간

사랑이

풀잎으로 자라가고 있다.

황금찬 '사랑이 자라는 뜰'

살아가면서 정말 특별하고 신비로운 일은 전부 평범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겨울이 그렇게 기승을 부리며 절대로 봄이 오도록 해 주지 않을 것 같더니 어느 새 우리는 봄의 한쪽 자락을 밟고 있지 않은가?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꽃잎들이 눈처럼 흩날리는 계절이 된 것이다.

창 앞에 풀씨를 뿌려두고 새가 날아와 그걸 쪼아먹는 걸 보며 경이의 눈빛을 보내고 있는 노(老)시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또한 새가 먹다 남긴 풀씨에서 싹이 돋는 것조차 얼마나 경이로운 것인지를 적고 있다.

서정윤(시인.영신고 교사)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기관장 망신주기' 논란과 관련해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응원하며 이 대통령의 언행을 비판했다. ...
정부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에서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활용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통해 대구 시민의 식수 문제 해결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당...
샤이니의 키가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을 받고 있는 '주사이모'에게 진료를 받았다고 인정하며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고 SM...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