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철 예매 예상밖 저조 ...주말 예약 50%

'빠른 것보다는 싼 것이...'.

다음달 1일 고속철 개통을 앞두고 철도청이 지난 24일부터 승차권 예매에 들어갔으나 기존열차와 항공편에 더 많은 승객이 몰려 '고속철 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대량 감축에 대한 이용 승객들의 비난도 빗발쳐 철도청을 당혹케 하고 있으며 항공업계에서는 국내선 여객기의 증편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30일 밤 10시를 기준, 고속철과 기존열차의 예약률을 비교한 결과 고속철 개통 이후 첫번째 주말인 내달 3일에서 5일까지의 고속철 예약률은 평균 50%선에 그쳤다.

하지만 새마을호의 예약률은 95%를 넘어섰으며 무궁화호는 60%에 달했다.

철도청 관계자는 "고속철은 새벽 5시부터 밤 12시까지 20분 간격으로 차량이 편성돼 있는데다 좌석수도 많아 새마을호에 비해 예약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면서 "새마을호를 선호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고, 새마을호 예약이 완료돼 좌석을 구하지 못한 승객들이 고속철을 예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편도 대구-김포간 운행 편수가 하루 17회에서 4회로 대폭 감소했지만 이날 현재 70%의 예약률을 보여 항공업계는 100% 판매는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 관계자들은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고속철의 비싼 요금이 부담이 되거나, 불편한 고속철을 이용하기보다는 차라리 서비스면에서 월등한 항공기를 이용하겠다는 승객이 많은 탓이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대구-김포간 노선을 70% 가까이 감축한 항공업계는 고속철과의 예약 비교 결과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자 증편 논의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한편 철도청 홈페이지에는 고속철 요금이 비싸 새마을호나 무궁화호를 이용하고 싶지만 운행횟수 감소로 좌석이 부족, 어쩔 수 없이 고속철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또 고속철 정차역이 없는 지역의 교통편의를 위해 새마을호와 무궁화호의 정차역이 대거 늘면서 새마을호는 동대구-서울 통과 시간이 3시간 3분에서 3시간 40분으로, 무궁화호는 기존 3시간 40분에서 4시간 15분으로 늦어지면서 이에 따른 불만도 높다.

이용객들은 "고속철이 빠르고 좋지만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출퇴근용으로 기차를 이용하던 승객들은 정차역이 없어 고속철을 이용할 수 없고 시간대도 맞지 않아 더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사진:경부고속철 개통을 이틀 앞둔 30일 오후 경찰특공대원들이 동대구역 신역사 대합실을 돌며 대테러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