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부모라면 자녀의 영어 학습이 흥미와 동기 유발 위주로 진행돼야 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이 때 드는 고민이 언제 어떻게 쓰기 학습을 시작하면 좋을까 하는 것이다.
'쓰기=숨 막히는 공부'라는 생각이 먼저 떠올라 지레 내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잃고 오히려 거부감만 키울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어로 된 어휘나 문장을 글로 표현하는 일은 전체 영어 학습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이는 기초 단계 영어 학습에서도 마찬가지다.
쓰기 학습의 출발은 copy(베끼기)이다.
영어 단어나 문장을 copy하는 일은 형태를 익히는 과정의 하나로 이해해야 한다.
초보 단계의 copy는 쓰기 학습이라기보다는 읽기 학습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쓰기 학습을 위해서는 copy를 통해 단어와 문장의 형태를 익히고 이를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이 선행돼야 한다.
일반적인 copy 학습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단어 학습의 경우 그림과 문장을 등장시킨 flash 카드를 사용해 여러 차례 단어의 형태와 의미를 반복학습 시키는 것이 좋다.
한국말로 단어를 번역해 놓고 이를 한꺼번에 암기하라고 요구해선 안 된다.
△하나의 단어를 익힐 때 여기서 끝내기보다는 동의어와 반의어를 등장시켜 어휘력을 키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미 학습된 기본적인 파닉스(phonics)의 룰을 새로 배우는 단어에 적용시켜 보는 것도 새로운 단어를 더 빨리, 더 구체적으로 체득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학습하는 어휘의 쓰임새를 문장을 통해 구체적으로 인식시키는 것도 중요한 학습이다.
단어의 뜻만 반복 학습하다 보면 실제 문장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희박해진다.
copy 학습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생각되면 본격적인 쓰기 학습으로 연결한다.
흔히 쓰기 학습 방법으로 영어 일기를 선호하는데 효과는 개인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한국어로 일기 쓰기도 힘들어 하는 어린이들이 적잖기 때문. 물론 영어 일기를 쓰도록 강요하는 학부모들에게도 명분은 있다.
쓰기 학습 기회를 꾸준히 가지기 위해서는 일기만한 게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쓰기 실력, 즉 영작 능력 향상을 위해 중요한 것은 무조건 많이 쓰기보다 한 번을 쓰더라도 집중해서 성의 있게 써야 한다는 점이다.
맹목적으로 쓰는 훈련은 문체의 변화나 발전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우리말 학습이나 다를 게 없다.
반복적인 글쓰기를 할 경우 정형화된 문장이나 익숙한 표현에는 능해지지만 창의성 있는 내용이나 독특한 문체 개발 등은 어렵다.
이를 위해선 읽기 학습의 내용과 분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고전이나 명문장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문장과 문체를 접해야만 쓰기 실력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쓰기 학습에서 또다른 고민거리는 학부모 자신의 영작 실력이다.
학부모들은 보통 '내 실력으로 우리 아이의 쓰기 학습을 지도할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학교나 학원, 사교육에 의존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부모가 함께 할 경우 자녀의 학습 효과가 크다는 것은 두말 할 필요 없는 사실. 쓰기 학습에서 학부모의 영작 실력은 생각만큼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기초적인 문장을 만드는 과정을 지도할 경우 읽기 학습을 했던 스토리 북의 문장을 활용하면 그리 어렵지 않다.
스토리 북의 내용을 이해하는 학습이 끝난 뒤 자녀에게 스토리 맵(map)을 만들어 재구성하는 학습을 시켜 보면 자연스럽게 쓰기 학습으로 넘어갈 수 있다.
교재에 나와 있는 문장을 중심으로 가르치기는 학부모로서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김도경(세인트폴 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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