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정당의 후보자가 참석해 마치 정당 정책대결 토론을 보는 듯했다.
후보자들은 이념적 가치 문제와 사회현안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나타냈다.
진보와 보수의 구분기준을 묻는 공통질문에 2명씩의 후보들은 각각 자신들이 진보, 보수, 중도보수임을 밝혔다.
중도보수임을 밝힌 민주당 조순형 후보는 "보수는 전통 바탕위에 발전하자는 것이고 진보는 급진적 개혁을 이루려는 사고"라며 "본인은 중도 개혁을 표방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김태일 후보는 "낡은 색깔론을 제시한 한나라당 후보에 비하면 왼쪽(진보)이고 분배를 통한 성장을 추구하는 민노당 후보보다는 오른쪽(보수)에 있다"며 "관용적 가치에 의해 공존의 논리를 찾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중도보수를 자임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이한구 후보는 "유럽의 좌파 정권에서도 봤듯이 급진적 진보 세력은 더 큰 부패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며 "안정적 프로그램을 갖고 사회 발전을 꾀하는 것이 진정한 보수"라고 주장했다.
민노당 이연재 후보는 자민련 신우섭 후보가 '진보는 초법적 이념'이라고 지적한데 대해 "말할 가치도 없는 무지한 소리다.
민주화 투쟁에 나섰던 영령들이 모두 혼란 세력이었느냐"며 "경쟁의 논리만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념"이라고 정의했다.
40대 유권자들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후보들 전원이 경제회생을 통한 고용창출 방안을 한목소리로 제시했다.
민주당 조 후보는 "우리사회 허리에 해당하는 이분들을 위해 노장층의 균형있는 조화를 이뤄내는 방안을 정부에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고 열린우리당 김 후보는 "이들의 관심 분야인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 정치적 안정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이 후보는 "중산층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재교육과 창업 제도 마련 △사교육비, 경감 △주택지원 △부모 양육비 지원 △높은 사망률 저지를 위한 응급체계 마련을 약속했다.
이어 벌어진 상호토론에서 주요 3당 후보들은 예민한 정치적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김 후보는 한나라당 이 후보의 대우그룹 붕괴에 따른 연구소장으로서의 책임문제를 지적했고 이 후보는 우리당의 싹쓸이 반대 운동을 비난했다.
이 후보는 대우그룹 붕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질문에 "정말로 조직이 뭔지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경리 잘못해 망했는데 판매 담당자에게 책임지라는 것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싹쓸이 반대 운동은 노무현 정권을 심판하려는 대구시민들의 높은 정치의식을 모독하는 행동"이라고 우리당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지역의 한나라당 정치패권을 붕괴시키지 않으면 지역발전이 바닥으로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지난 지하철 참사 때도 봤듯이 지역의 모든 책임자들이 나몰라라 했던 이유도 시장, 국회의원, 시의원이 모두 한통속이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조 후보도 두 후보의 공격대상이 됐다.
한나라당 이 후보가 "지역주의 청산을 외치고 있지만 최근 민주당은 다시 호남당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조 후보는 "어떤 정당이라도 지역적 지지기반이 있는 것이다.
최근 당내 어려움이 있어 (호남에) 중점을 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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