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철 '역방향 좌석' 멀미 이유는?

고속철 '역방향 좌석'에 탄 사람들이 멀미와 어지럼 증세로 고생하는 이유가 뭘까.

고속철 개통 이후 열차 진행방향과 반대 방향인 좌석에 앉은 승객들의 불만이 잇따라 철도청이 할인율을 적용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승객들의 역방향 좌석기피 현상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의들은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철의 역방향 좌석의 이같은 문제점은 인체의 생리현상을 고려치 않았기 때문이라 지적하고 있다.

인체는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세 가지 감각(귀의 전정감각과 시각, 발바닥.다리관절.근육.인대 등을 통한 체성감각)을 머리속에 저장하고 있는데 이런 틀에 맞지 않는 움직임을 경험할 경우 멀미가 발생한다.

특히 편두통 환자들의 경우 차멀미에 취약하며, 역주행할 때에는 거의 대부분이 멀미를 하게 되는 것.

즉 기차를 타고 역방향으로 주행할 때 앞으로 향해 가는 기존 경험의 틀과 다른 자극이 가해져 멀미가 유발된다.

비행기가 이착륙하거나 난기류로 흔들릴 때 멀미를 일으키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 사람의 내이는 자극을 받는데도 비행기안 좌석은 대부분 밖을 내다볼 수 없고 실내만 보이는 흔들림 없는 고정된 상태여서 멀미가 생긴다.

멀미는 2세 이후에 차차 증가하다 10~12세 어린이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며, 편두통 환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이 멀미로 고생하게 된다.

오희종 신경과 원장은 "역주행할 때 다른 사람들보다 유독 증세가 심한 사람들은 대부분 편두통 환자일 것"이라며 "이들은 움직임의 자극에 대해 보통 사람들보다 전정기관이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멀미가 심한 사람들은 편두통 여부를 진단받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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