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개숙인 왕특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왕특보'란 별칭을 갖고 있는 이강철(李康哲) 열린우리당대구공동선대위원장의 향후 행보는 어떻게 될까.

비례대표를 하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네번째 도전한 그는 지인들에게 "떨어지면 골프장 사장이나 하겠다"고 농담을 했었다.

그러나 바람에 막힌 그의 충격이 적지 않을 듯하다.

그의 한 보좌진은 "당분간 쉬면서 차분히 진로를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선만 시켜주면 한나라당이 못이룬 대구 발전을 이루겠다"고 호소했으나 대구는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대구역세권 개발과 한전 본사 유치를 대구 발전의 구체 방안으로 제시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그의 향후 행보에 대해 "청와대 정무수석 또는 공기업 사장으로 갔다가 재보선을 노려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재보선은 대구.경북이 아닌 수도권이다.

물론 기대 섞인 전망이다.

대구.경북의 민원 창구 역할을 했던 그가 앞으로도 창구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에 대해 정가에서는 엇갈린 관측을 내놓는다.

부정적 관측은 '배지'를 달지못해 우선 그의 힘이 약화됐다는 근거를 댄다.

게다가 단 1석도 주지 않은 대구.경북의 민원을 권력층에 제기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표시한다.

아무리 왕특보라도 염치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긍정적 관측은 "그래도 실세이니 대구.경북을 위해 일하지 않겠느냐"는 '미련'에 근거한다.

그가 낙선의 충격에서 벗어나 다음 행보를 할 시점과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사진 : 13일 오후 열린우리당 동구 갑 이강철 후보가 대구경북지역 한나라당 싹쓸이 조짐에 맨발로 팔공산 갓바위를 오르는 고행을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있다.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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