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당 워크숍 당 정체성 논쟁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모인 정당답게 26일 열린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심야까지 이어진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정치분야 개혁방향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으나 경제, 사회분야 개혁방향을 놓고는 중구난방식 의견을 제기했다.

주된 논제는 당의 정체성 문제였다.

분임토론에서 당의 노선을 '개혁적 중도주의'로 설정한 임채정(林采正) 당선자의 발제에 대해 강봉균(康奉均), 지병문(池秉文) 당선자가 지정토론을 통해 반박하고 나섰기 때문.

강 당선자는 "경제는 상황에 따라서 성장이나 분배에 각각 노력할 때가 있다.

경제노선을 놓고 '성장이냐 분배(또는 복지)냐'하는 이념적 컬러를 설정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자고 하는 데 있어서 이론을 제기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 당선자도 "국민이 152석을 준 의미는 겸손하라는 것"이라며 "여당이 수적 우위를 확보해서 뭔가 하려는 유혹을 떨쳐야 한다.

과거를 반복하지 말고, 야당과 국민을 설득해 겸손하고 진지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임 당선자가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하자 다른 참석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임종인(林鍾仁) 당선자(경기 안산 상록을)는 "뭘 하겠다는 구체적 내용이 없고, 발제 내용이 막연하다"며 "총선에서 152석을 얻었는데, 이러한 국민적 요구를 어떻게 반영하겠다는 얘기가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에 송영길(宋永吉) 당선자도(인천 계양을) "내수가 죽었는데, 적절한 분배가 있으면 내수도 살아나지 않냐"고 반문하며 "우리의 목표를 애매한 중도개혁이 아니라 개혁정권이라는 걸 분명히 해야 지지층이 결집한다"고 따졌다.

정장선(鄭長善) 의원(경기 평택을)도 임 당선자를 반박하며 "서민부터 중산층까지 아우르는 정당 얘기는 역대정당은 물론이고, 한나라당도 해온 얘기"라며 "유권자들이 한나라당과 차이가 뭐냐고 할 때, 할 말이 없고 계급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차이가 왜 없는가를 과제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자주외교와 언론개혁같은 민감한 이슈에 대한 얘기는 빠졌다"(정청래 당선자) "갈등 조절을 위한 사회통합위원회 같은 걸 만들었으면 한다"(이미경 당선자)는 의견이 이어지자 임 당선자는 "한나라당과 차별성이 없다는데, 동의할 수 없다.

큰 틀에서 차이가 있고…. 그런 얘기는 나중에 하자"며 김부겸(金富謙) 당선자에게 공을 넘겼다.

사회를 보던 김 당선자는 "분임토론에서 얘기할 기회가 있으니 그때 얘기하자"며 분위기를 진화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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