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일 스승의 날이 연례 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매년 한 차례 행사로 끝나고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조금이나마 현직 교사들과 학생, 학부모들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에서 교육공무원으로 퇴직한 나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정초에 지병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퇴원했는데 어느날 교직 동지가 찾아와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1972년도 고등학교 제자들이 찾아와 그때 1.2.3학년 담임 선생님 내외를 모시겠으니 참석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우리 세 사람 담임들은 32년전 졸업시켜 너무 세월이 지나 기억조차 나지 않은 채 가보니 11명의 제자 내외가 환대해 주었다. 고등학교때 소풍갔던 재미나는 학창시절의 못 잊을 추억들을 웃음으로 떠올리며 마음이 흐뭇해짐을 느꼈다.
그런데 제자들이 선생님들에게 간곡히 드릴 말씀이 있다면서 10여년 전부터 11명이 모임을 가지며 적금을 모아 더 늦기 전에 선생님들 내외분이 해외여행을 가시도록 적은 돈이지만 마련했다며 봉투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다녀오셔야 한다는 제자들의 간곡한 말을 듣고 우리 세사람 담임들은 너무 뜻밖의 일이지만 모두 생활이 어려운데 적금을 하게 된 것은 마음으로 우러난 일이라 생각되어 제자들의 뜻을 고맙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건강은 그리 좋지 않으나 제자들의 뜻을 어길 수 없어 3월 22일부터 31일까지 9박10일 일정을 잡아 뉴질랜드와 호주를 가게 되었다. 정말 제자들 덕분으로 가기 힘든 나라를 여행하게 되어 교직생활을 한 것이 자랑스러웠다.
요즘 특히 중고등학생들이 교사들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보다 불신하는 마음을 갖고 못마땅하면 눈으로 흘겨보면서 욕설하거나 심지어 교사에게 덤벼들고 구타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현직에 계시는 교직자 여러분들은 자라나는 2세들을 국가 초석이 되게 한다는 사명감으로 항상 긍지와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
학생들을 대할 때 나의 자녀 대하듯 사랑스러이 여기며 즐겁게 가르치고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아량을 베풀고 어느 곳보다 값지고 좋은 직장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봉사했으면 싶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보람있는 교직을 선호하여 훌륭한 교사들이 많이 배출되고 존경받는 교사가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최성근(대구시 노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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