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 별미 토속음식 기행

"뭐, 맛있는 것 없나?"

식당마다 비슷비슷한 음식. 주말, 뭔가 특별한 걸 먹고 싶은데 엇비슷한 식당 음식에 식상해졌다면 나들이 삼아 새로운 맛을 찾아 떠나보면 어떨까. 풍천 장어구이, 강진 한정식, 부안 백합구이, 안동 헛제삿밥…. 각 지역별로 특색있는 향토 음식들은 미식가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고소.담백.졸깃…

◇풍천 장어구이=여름 보양식으로 많이 찾는 장어. 장어는 강물과 바닷물이 어울리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구경할 수 있는 뱀장어의 일종이지만 식도락가들이 전북 고창 선운산 풍천 장어를 애써 찾는 것은 남다른 이유가 있다.

풍천 장어는 그 맛이 유난히 고소하고 담백하다.

살이 졸깃하면서도 부드럽다.

이글거리는 숯불에 장어를 구워 복분자(산딸기)술을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기가 막히다.

최근 고창군에서는 양식 장어를 6개월 이상 가두리 갯벌에 풀어 기른 반자연산 갯벌 장어를 생산하고 있다.

값은 양식 장어보다 다소 비싸지만 항생제, 기름기 등이 빠져나가 색깔, 맛, 육질 등이 자연산 풍천 장어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무공해 전통 한정식

◇강진 한정식=전남 강진에서 생산되는 무공해 농산물로 만드는 전통 한정식. 살짝 데친 꼬막, 더덕 양념 구이, 돼지고기 편육, 조기 구이, 붕어찜, 전어회, 산낙지, 홍어찜, 토하젓, 전어젓, 오징어젓, 장어구이, 대합탕, 토란나물, 고사리나물 등 여러 가지 나물 등이 푸짐하게 차려 나와 남도 음식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20여종 산채가 듬뿍

◇보은 산채정식=속리산 법주사가 있는 충북 보은은 산채정식으로 유명하다.

표고버섯, 싸리버섯, 밤버섯, 느타리버섯, 꽃버섯, 먹버섯, 능이버섯, 더덕, 취나물 등 20여 가지의 자연 산채로 만든 무공해 음식들을 내놓고 있다.

조리법도 옛 선조들의 음식기법을 그대로 살려 건강에 이로운 음식들이다.

*영양 만점 흰 조개 잔치

◇부안 백합구이=날씨가 따뜻해지면 갯벌속에 숨어있던 백합이 하나 둘씩 고개를 내민다.

전북 부안은 백합으로 유명한 곳이다.

껍데기가 두껍고 둥근 테가 있으며 2개의 갈색 띠가 비스듬하게 있는 백합은 서해안에 주로 서식한다.

백합은 껍질에 광택이 나고 파르스름한 빛을 내는 5, 6년산이 좋다.

철분·칼슘·타우린 등 40여 가지의 필수아미노산이 들어있어 영양면에서도 만점이다.

키조개, 석굴, 소라, 백합, 대합, 피조개, 가리비 등 7가지 조개류를 불판에 구워 먹는 조개 구이는 맛과 향이 좋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안동 헛제삿밥=유교문화의 본고장인 안동은 다른 지역과 다르게 헛제삿밥이 유명하다.

헛제삿밥의 유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쌀이 귀한 시절, 서원의 유생들이 제사음식을 차려놓고 축과 제문을 지어 풍류를 즐기며 거짓으로 제사를 지낸 후 제수음식을 먹었다는 설과 상민들이 쌀밥이 먹고 싶어 그냥 헛 제사음식을 만들어 먹은 데서 시작했다는 설 등이 있다.

헛제삿밥은 큰 사기그릇에 무, 고사리, 시금치나물 등을 넣고 고추장 대신 간장에 비벼 먹기 때문에 일반 비빔밥과는 달리 맛이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부여 영양돌솥밥=부소산성이 있는 충남 부여에 가면 돌솥밥을 별미로 먹어볼만 하다.

찹쌀, 멥쌀, 검정콩, 당근, 밤, 은행, 잣 등 많은 무공해 재료로 조리한 돌솥밥은 영양가도 풍부하다.

특히 밥을 먹은 후 돌솥 바닥에 붙은 고소한 누룽지를 긁어 먹는 맛은 별미 중의 별미이다.

따끈한 숭늉도 돌솥밥의 맛을 한층 높여준다.

◇춘천 닭갈비=춘천 뼈없는 닭갈비는 갖은 양념을 한 닭갈비에 양배추와 고구마를 넣고 버무려 먹는 맛이 일품이다.

철판에 구워내는 닭갈비가 느끼하지 않고 매콤하고 단백하다.

고단백질, 저칼로리인 닭살과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 그리고 미각을 자극하는 향긋한 깻잎 향이 어우러진 닭갈비는 맛은 물론 영양 만점인 특별식으로 즐길만 하다.

오는 12일부터 '산 찾아 맛 찾아 떠나는 토요 미각(味覺) 기행'을 선보이는 대구답사마당(053-759-1884)의 이승호 대표는 "전국의 맛있는 음식을 맛보고 주변의 명승지도 둘러보는 여행에 대한 요구가 많아 미각 기행을 마련하게 됐다"며 "전국적으로 맛기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사진: 1. 부여 영양 돌솥밥 2. 풍천 장어구이 3. 부안 백합구이 4. 강진 한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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