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한 군의원의 '10분발언'

"마이동풍, 동문서답, 소귀에 경읽기".

4일 열린 달성군의회 본회의장에서 이근선(다사읍) 의원이 쏟아낸 말들이다.

이 의원은 이날 집행부가 제출한 2004년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10분발언'을 통해 예산편성 과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추경예산 편성이 당초 본예산에 편성된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부족분을 우선하고 시급성을 요하는 부분 예산을 편성해야 하나 이번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안은 이와 상반된 내용이 많다는 것.

이 의원은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농로포장, 부지를 매입 못해 이월된 게이트볼장 설치, 신설 초등학교 앞 도로포장 등을 예로 들며 시급한 주민숙원 사업은 외면한 채 해당출신 의원 및 관련 부서장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인라인스케이트장 설치 등 불요불급한 예산이 포함돼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의원은 주민 숙원사업에 대해서는 지역사정에 밝은 이.반장 등의 의견을 수렴한 뒤 지역 의원과 읍.면장 협의 후 해당 부서에 예산을 신청하는 '상향식'이 바람직하나 예산편성과정에서 의원들의 의견은 거의 무시되고 하향식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의원들이 예산확보를 위해 뛰어 다녀도 재원이 없다면서 인터넷에 뜨거나 하면 즉시 반영되는 전시성 및 선심성 예산편성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더구나 이같은 집행부의 예산편성 관행은 지방의회 출범 후 계속돼 온 것이어서 의원들을 행정 추진의 걸림돌이나 훼방꾼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지 묻었다.

지방의회가 출범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이 의원이 이날 '10분발언' 중간에 언급한 "배 부른 사람에게 고기를 주는 것보다 굶주린 사람에게 깡 보리밥을 주는 것이 더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는 말처럼 이제는 갈등보다 집행부와 의회가 머리를 맞대고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 더 많은 혜택이 가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닐까.

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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