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독교 보수교단 독자 성경 추진

기독교계 논란에 휩싸여

"새로 개역.개정된 성경은 진보적인 색채가 강해 쓸 수 없다".

"100여 년 동안 지켜온 교회연합 사업에 역행하는 발상이다".

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임태득 목사)측이 한국 기독교 사상 처음으로 독자적인 성경 개정 작업에 들어가면서 기독교계가 분란에 휩싸이고 있다.

예장 합동측은 지난 1998년 대한성서공회가 새롭게 펴낸 개역개정판이 신학적 오류가 많아 수차례 수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게 돼 결국 기독교내 보수 교단들을 결집해 새로운 성경을 만들게 됐다는 것.

합동총회 개역개정판성경대책위원회 석병규 목사(서울 한우리교회)는 "성경을 새로 개정.개역할 때는 반드시 보수와 진보측의 신학자가 함께 작업해야 하는데 지난번 발간된 개역개정판은 보수측 신학자가 배제된 상태였다"며 "게다가 수정 요청도 묵살해 신학적인 입장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결국 합동측은 지난 10일 예장 고신을 비롯한 기독교내 보수 교단들과 연대해 '한국보수교단 성경번역추진위'를 구성, 단독성경번역 출간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성서공회와 진보 교단들은 "성경에 무슨 진보, 보수가 있나"며 "한국교회 연합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편 새 개역개정판 성경은 지난 1961년 발간한 개역한글판 성경 본문 중 한글 맞춤법에 어긋나거나 어려운 한자말을 현재어로 수정해 대한성서공회가 지난 1998년 펴낸 성경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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