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야산의 녹지가 불법경작과 개발 등으로 인해 몸살을 앓으면서 도심공원 기능저하 및 수해에 따른 산사태 우려 등 부작용을 빚고 있다.
20일 오후 수성구 범어4동 두리봉 인근 야산. 땅 주인이 세운 '경작금지' 푯말에도 불구하고 인근 주민들이 일군 2~5평 규모의 텃밭 10여개가 산책로를 따라 자리잡고 있었다.
임야인 이곳에서의 경작행위는 엄연한 불법. 인근에 학교를 건축하면서 생긴 넓은 절개지도 자칫 장마철 대형 산사태로 이어질 우려가 높은 것으로 주민들은 걱정했다.
특히 이 산 기슭에는 시행사의 도산으로 4층짜리 빌라가 골조공사만 마무리 한 채 수 년째 흉한 모습으로 방치돼 있고 다른 쪽 야산에선 골프연습장 조성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주민 정모(56)씨는 "올 여름에는 지난해처럼 폭우도 잦다는데 이런 식으로 산을 버려 놓으면 불안해서 어떻게 살겠느냐"고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관계자는 "이미 심어 놓은 경작물을 철거하는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며 "절개지에는 폭우시 토사유출에 대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 말했다.
달서구 송현동 달성군청 뒷산 자락(송현공원조성 계획지)에도 5~10여평에서 20여평에 이르는 크고 작은 텃밭들이 곳곳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나마 일부 지대의 경우 철망이나 수로 등 산사태에 대비한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인접한 주택가가 폭우에 따른 산사태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남구 대명10동 장등산의 사정도 마찬가지. 도시계획 구역이어서 경작을 금지한다는 경고판이 세워져 있으나 텃밭 가꾸기 행위는 여전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산 정상 부근에 텃밭은 다 정비했지만 산 아래에는 연이은 단속활동에도 불구하고 다시 생기는 텃밭을 막기가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사진: 도심 야산들이 불법경작·개발 등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수성구 범어4동 두리봉 야산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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