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를 맞아 '대기전력'을 줄이는 고효율 에너지 제품이 급부상하고 있다.
에너지 낭비의 주범으로 대기전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가전제품은 물론 학교, 병원, 교회, 상가 등 비교적 큰 건물에도 대기전력을 줄이는 절전형 에너지 설비가 속속 도입되고 있는 것.
TV(7W), 오디오(9W), 전자레인지(5W) 등 각종 가전제품의 대기전력은 전원을 꺼도 플러그를 뽑지 않아 발생한다.
대기전력은 가정용 전체 전력의 11% 수준으로 이를 절약할 경우 가구당 연간 3만 3천원, 전국적으로는 5천억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가전제품 시장에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대기전력의 존재를 부각시킨 것은 국내 전자업계의 쌍두마차인 LG전자와 삼성전자. 이달 초 LG전자가 플러그를 뽑지 않아도 자동 절전형 시스템으로 월 1천980Wh의 대기전력을 절감할 수 있는 트롬 세탁기를 출시하자 삼성전자는 월 2천37Wh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는 하우젠 신형을 선보이며 치열한 시장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것.
지난달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외 8개 전자업체와 4개 소비자단체는 '대기전력 1W 프로그램 추진위원회'를 구성, 앞으로도 대기전력을 줄이는 전자제품 출시가 잇따를 것으로 보이며 국내 전자기기 시장이 연간 4천만대 수준임을 감안할 때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가정보다 비교적 규모가 큰 건물에서는 2, 3년전부터 심야 대기전력을 이용한 축(築)냉.난방 설비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내 10여개 중소업체가 생산하는 축.냉난방 설비는 심야 대기전력으로 얼음 또는 냉.온수를 만들어 별도 시설에 저장했다가 주간 피크타임 때 냉.난방 전력으로 활용하는 것.
최근 4천~5천만원을 들여 축냉.난방 설비를 설치한 대구상인제일교회 박세윤 목사는 "초기 투자비가 만만찮지만 에너지 절약효과가 탁월하다"며 "전기요금(여름철기준 1Kwh당 26.9원)이 일반 제품(94.9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설치비 지원, 세제 감면, 저리 융자 등 각종 부대 혜택도 적잖다"고 말했다.
축냉난방 설비 제조업체인 (주)센추리 양희옥 담당은 "200평 기준으로 2천500만원의 설치비가 소요돼 일반 에어컨보다 3배이상 비싸지만 한국전력으로부터 480만원의 설치비를 지원받을 수 있고 에너지관리공단에서는 5년 분할상환에 3.5%의 저리융자금을 지원한다"며 "최대 3년 안에 원가를 보전해 중.대형 건물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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