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0년만의 무공훈장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6.25 기념행사만도 50번은 한 것 같은데…. 이제라도 '내가 헛고생을 한 것은 아니었구나' 하고 만족할 수 있는 것 같아 기분은 좋아".

송규련(78.달서구 상인동) 할아버지는 23일 육군 제50사단에서 무공훈장을 받았다.

전역 뒤 꼭 50년 만이다.

송 할아버지는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1950년 8월 입대해 일등병으로 1사단에 소속돼 팔공산, 경북 군위지구전투에 참가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중공군에 포로로 잡혔다.

그 뒤 송 할아버지는 전쟁 중 미군 폭격을 틈 타 탈출, 54년 5월 전역했고 4년간의 군 생활은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속에 묻어버렸다.

송 할아버지는 공을 인정받아 그해 10월 뒤늦게 무공훈장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50년 만인 올 6월, 무공훈장을 받게 된 것. 6.25 참전용사증과 국가유공자증도 최근에서야 받았다.

육군이 송 할아버지가 포로가 된뒤 집으로 전사자 통지서를 보낸 탓에 집에선 제사까지 지낸 애달픈 사연도 있다.

"모래가 반이나 섞인 밥을 먹는 등 그때 일은 생각하기도 싫어. 그래도 이제라도 국가에서 훈장도 주고 유공자로 인정해주니 감회가 새롭네…".

최병수(70.서구 내당동) 할아버지도 이날 무공훈장을 받았다.

최 할아버지는 지난 50년 9월 16세이던 개성중학교 3학년 시절 학도병으로 자원, 7사단 소속으로 전쟁에 참가했다.

6일간 교육을 마친 뒤 경북 영천지구 전투에 배치받았고 안강, 포항을 거쳐 남포지구 전투까지 치른 최 할아버지는 전투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무공훈장을 받았으나 전쟁 중에 잃어버렸다가 반세기 만에 훈장을 다시 받게 됐다.

최 할아버지는 "함께 참전했던 무명의 형님들은 모두 부상으로 의가사 및 명예제대를 한 뒤 전쟁 후유증으로 고생하다 다들 돌아가셨는데 나 혼자 남아 다시 훈장을 받게 되니 기분이 묘하다"며 "그래도 잃어버렸던 훈장을 다시 되찾게 돼 너무 기쁘다"고 감회를 털어놨다.

이날 무공훈장 전수식엔 박정숙(72.북구 칠성동)씨도 참석, 고인이 된 남편 이무호씨를 대신해 2개의 무공훈장을 받기도 했다.

박씨는 "비록 고인이 됐지만 늦게나마 이렇게 훈장을 받고 인정을 받게 돼 하늘나라에서도 기쁘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육군에 따르면 한국전쟁 당시 무공훈장 수상 대상자로 선정된 사람은 모두 16만여명이었으나 현재까지 훈장을 받은 수훈자는 50%에 못 미치는 7만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쿠팡 대표와의 식사와 관련해 SNS에서 70만원의 식사비에 대해 해명하며 공개 일정이라고 주장했다. 박수영 ...
카카오는 카카오톡 친구탭을 업데이트하여 친구 목록을 기본 화면으로 복원하고, 다양한 기능 개선을 진행했다. 부동산 시장은 2025년 새 정부 출...
최근 개그우먼 박나래가 방송 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그녀의 음주 습관이 언급된 과거 방송이 재조명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박나래는 과거 방송에서...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