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르투갈, 잉글랜드 꺾었다

동점과 역전, 재동점 골이 터진 전.후반전 90분. 골든골과 실버골이 잇따라 터진 연장전 30분. 스타플레이어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과 후이 코스타(포르투갈)의 페널티킥 실축.

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를 지켜보던 승리의 여신은 포르투갈의 손을 들었다.

개최국 포르투갈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잉글랜드를 꺾고 4강에 진출했다.

포르투갈은 25일 새벽 포르투갈 리스본 루즈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120분간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6대5로 이겨 준결승에 올랐다.

포르투갈은 지난 유로2000에서 잉글랜드에 3대2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두번 연속 '종가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포르투갈 골키퍼 히카르두는 승부차기에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히카르두는 5대5로 맞선 상황에서 잉글랜드 7번 키커 다리우스 바셀의 낮게 깔리는 킥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막아냈고 이어 직접 7번째 키커로 나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킥을 성공시켰다.

승부차기를 숨죽이며 지켜보던 포르투갈 홈 팬들은 두 손을 치켜들어 환호했고 승리를 놓친 잉글랜드 팬들은 쓸쓸히 발길을 돌렸다.

포문은 잉글랜드가 먼저 열었고 선제골의 주인공은 '원더보이' 마이클 오언이었다.

오언은 전반 3분 문전으로 날아온 골킥이 포르투갈의 수비형 미드필더 코스티냐의 백헤딩 실수로 골지역에 떨어지자 몸을 오른쪽으로 180도 회전하며 오른발 아웃프런트를 갖다대는 감각적인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포르투갈의 스콜라리 감독은 후반 중반까지 좀체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하자 팀의 기둥 루이스 피구를 과감히 빼고 에우데르 포스티가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포스티가는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38분 왼쪽에서 올라온 시망 사브로사의 크로스를 깨끗한 헤딩슛으로 꽂아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전에서 포르투갈은 먼저 승리의 기회를 잡았으나 이번에는 잉글랜드가 흐름을 반전시켰다.

포르투갈의 교체 멤버 후이 코스타는 연장 후반 5분 아크 왼쪽에서 통렬한 오른발 슛을 날렸고 볼은 크로스바 밑둥을 맞고 네트에 빨려들어갔다.

월드컵이라면 골든골이었지만 유로2004에서는 '실버골' 제도가 채택돼 경기는 계속 진행됐고 연장 후반 10분 잉글랜드의 프랭크 램파드가 골지역에서 전광석화같은 오른발 터닝슛을 골문에 꽂아넣어 2대2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 1번 키커 베컴과 포르투갈의 3번 키커 후이 코스타는 크로스바를 어이없이 넘기는 실축을 해 이름값에 먹칠을 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25일 전적(8강전)

포르투갈 2-2 잉글랜드

〈승부차기 6-5〉

▲득점=에우데르 포스티가(후38분) 후이 코스타(연장후5분.이상 포르투갈) 마이클 오언(전3분) 프랭크 램파드(연장후10분.이상 잉글랜드)

◆26일 경기(8강전)

프랑스-그리스(새벽 3시45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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