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아침에 눈을 뜨면 경찰서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31년간의 경찰생활을 끝내고 다음 주 정년 퇴직하는 대구 남부경찰서 형사계 조만재(57) 경위. "시간적으로 보면 참 오랜 시간 근무했는데 퇴직이라고 생각하니 인생이 짧다는 생각이 든다"는 조 경위는 강력, 폭력 담당 형사로만 경찰 생활을 해 온 손꼽히는 강력통.
조 경위는 "31년간의 형사 생활을 마감하려니 그간의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며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은 몇년 전 경북 칠곡 연화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해결한 일"이라 회상했다.
이 사건은 승객을 가장한 범인들이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차량을 연화재 인근 낭떠러지로 떨어뜨려 교통사고로 위장한 것을 14개월여 만에 범인을 추적해 해결했다는 것.
조 경위는 "범인을 잡고 난뒤 숨진 택시기사의 부인이 '죽은 남편의 원혼을 풀어줘 고맙다'며 가져온 감자 한 꾸러미를 전해줬을 때 금덩어리보다 더 귀한 느낌이었으며, 격무 속에서도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 당시 수많은 조직폭력배들을 붙잡았을 때에는 많은 시민들이 격려해 준 것도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지난 1973년 당시 태권도 공인 4단자격으로 경찰청 무도사범 요원 제1기로 특채돼 경찰에 몸담은 조 경위는 대구경찰청 강력, 폭력반에서만 16년을 재직하는 등 대구에서 전문 강력형사로 이름을 날렸다는 평을 들었다.
이처럼 험난한 사건현장을 누볐던 그였지만 며칠 전 그동안 가슴에 달아왔던 경찰흉장(배지)을 반납했을 때만큼은 만감이 교차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태권도 체육관을 열어 새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태권도 공인7단인 조 경위는 최근 수성구 수성1가동에 태권도장인 '무경(武警)체육관'을 차리고 도복 끈을 조여 맨 것. 조 경위는 "무도경찰로 첫 걸음을 뗀 것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체육관 이름을 지었으며, 요즘같이 예의가 점차 사라지는 사회에서 태권도를 통해 이를 고쳐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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