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섬유업계 역시 우리처럼 섬유 수입량을 제한하는 쿼터 연장을 원하고 있지만 실제 쿼터 연장은 불가능합니다.
예정대로 쿼터제가 폐지되면 중국, 인도, 파키스탄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약한 전통 화섬 대신 R&D 투자와 산업용 섬유, 기능용 섬유로 전환해서 한국섬유산업의 새 활로를 찾아야 합니다"
29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3차 섬유 CEO포럼에서 'EU 섬유산업 동향과 대응전략'에 대해 주제 발표한 코트라 밀라노 무역관 정봉기 부관장은 '2005년 세계 섬유쿼터폐지 전망에 따른 한국섬유산업의 위기'에 대해 "더 늦기 전에 전통 화섬산업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부관장은 한국섬유산업이 R&D 투자에 소홀해 15년 이상 노후 설비가 대부분이고, 일부 투자 또한 섬유제조공정에 IT를 적용하는 자동화 단계에 그쳐 신제품 개발과는 담을 쌓고 지냈으며 외국 바이어가 원재료에서부터 디자인까지 모든 것을 일일이 지시하는 '계약 생산'에 의존해 저부가치의 중저가 대량생산체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섬유업계 일부가 산업용 섬유 등 신소재 분야에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이러한 노력 역시 주로 대기업에 국한돼 근본적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정 부관장은 분석.
사실 유럽 각국 섬유산업협회들은 지난 3월 4일 이른바 '이스탄불 선언'에 동참했다.
미국, 멕시코, 터키가 주도한 '이스탄불 선언'은 중국의 세계 섬유시장 독점을 우려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등 유럽 17개국을 포함한 46개국이 섬유쿼터 폐지를 올 12월 31일에서 3년 뒤인 2007년 12월 31일로 연장하라고 연대 서명한 것.
그러나 정 부관장은 "유럽 섬유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EU 집행위는 섬유쿼터 폐지를 결정한 WTO 규정을 수정하거나 연장할 계획이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다"며 "유럽 섬유업계 역시 현실적으로 쿼터 연장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내심 인정하면서도 중국 섬유업계의 공격적 자세가 변하길 희망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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