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혁신의 허브(HUB)를 꿈꾼다는 경북 테크노파크. 이곳에는 대박을 꿈꾸는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하고 있다.
한때 만4천여개에 달했던 국내 벤처기업수도 지금은 7천여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은 벤처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방증 한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처럼 시장규모, 인재풀, 인프라 등이 적은 곳은 더욱 더 살아남기 힘들다.
현재 대구·경북지역 벤처기업은 대구, 경북, 포항 TP나 각 대학별 창업보육센터를 중심으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내실 있는 경영을 통해 홀로 서기에는 수없이 많은 장벽들이 있다.
시장성, 기술력, 인력, 자금력, 마케팅 능력 중에서 성장기에 있는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은 바로 자금력과 인력문제다.
실제로 경북TP 소재 기업들은 인력수급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TBS(Total Broadcasting System)를 만드는 (주)아카데미정보통신 임광석(34)이사는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구하기 쉽지 않아 지방의 한계를 크게 느낀다"며 "시장규모가 서울에 비할 수 없고 부품조달도 어려워 나사못 하나도 서울에서 택배를 불러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리고 기술력은 충분하지만 시장성 조사 없이 뛰어들어 도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임이사는 "주위에 기술력을 가지고도 충분한 사전조사 및 시뮬레이션 과정 없이 무턱대고 아이디어 하나만 믿고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의 반응을 얻지 못하는 기업들도 보았다"며 "우리 기업의 경우 기존 음향 시장에서 10년 이상 충분한 노하우를 쌓은 후 시장성 조사를 거쳐 업계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지금까지 오고 있다"고 밝혔다.
벤처업계의 또 다른 고민은 그동안 투자 유치에만 힘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다.
2000년 이후 벤처업계의 거품이 사라진 후 옥석 구분은 어느 정도 이뤄졌지만 여전히 사이비 벤처는 존재한다.
옻칠을 이용한 기능성 도료를 개발했다고 지난 2000년 경북 TP에 입주한 (주)아천뉴택의 경우가 바로 그 예. 이 업체는 경북TP에 입주하기 위해 전문컨설팅 회사의 자문을 받아 사업설명서를 작성하고 신기술 인양 입주 심사자를 속이고 입주에 성공하였지만 이들이 주력한 것은 사업이 아니라 벤처투자 자금유치였다.
TP에 입주했다는 공신력 하나 만으로 투자자 모집에만 열을 올리는 기업인 셈.
경북 테크노파크 문영백 기업육성팀장은 "경기도 구리 출신인 사업주가 회사에 자주 나오지 않아 의심했는데 결국 지난 2001년 11월쯤부터 나타나지 않아 주소지에 가보니 초가집에 노부모만 살고 있었다"며 "그 이후 입주심사에서 가장 큰 역점을 창업자 개인 신상에 둘 정도로 사이비 벤처인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결국 이 업체는 투자에는 성공하였지만 사업주는 사라졌다.
확실한 수익 모델을 갖추지 못한 기업이 끊임없이 시중 자금을 끌어들이는 흡혈귀(Vampire) 행태가 반복될수록 벤처기업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자승자박임을 명심해야한다.
한편 자금력이 부족한 벤처기업들은 주주들의 경영간섭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의사 출신의 모벤처 사장은 동료 한의사에게 자금조달을 받았지만 경영에 사사건건 간섭을 하고 결국 법률분쟁까지 가 회사성장이 멈추게 되었다.
투자자로 가장해 벤처기업의 경영권, 기술정보, 물품 등을 빼앗아 가는 '블랙 엔젤'도 많다.
그중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은 바로 자금력이다.
(주)코스모사스텍이 바로 그 예. 제품개발을 끝내고 판로까지 개척해 놓았지만 막상 제품을 만들 자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지역에는 변변한 투자회사 마저 없어 어려움이 더 크다.
코스모사스텍은 차압식 가스누출 감지장치를 개발, 중국시장에 430억원 수출계약을 체결, 향후 18개월 간 중국 후베이성 지역의 50만 가구에 '가스누출확인밸브' 200만개를 공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일단 7월말까지 납품 물량은 그럭저럭 생산했지만 이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제품 개발에 가지고 있던 자금력을 쏟아 붓고 나면 생산자금이 부족한 것이 중소벤처기업들의 현실이다.
투자자들도 당장 매출이 없고 자본금이 낮다는 이유로 선뜻 생산자금을 대주길 꺼리고 있기 때문에 양산체제까지 이르는 기업들은 항상 이런 위기를 한번씩 겪기 마련이다.
경북테크노파크 문영배 기업육성팀장은 "벤처기업 성공포인트는 바로 조직력과 기술력이다"고 말했다.
문팀장은 조직력에 관해서는 "벤처기업이 성장단계에 이르면 CEO(전문경영인)와 CTO(전문기술인) 역할갈등이 생겨날 가능성이 커지고 직원들의 보상심리가 강해진다"며 "CEO와 CTO간의 역할 배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고 성공 후 창업직원에대한 적절한 보상을 해줘야 조직이 안정화된다"고 강조했다.
또 기술력에 대해서는 "특허·실용실안 등록 등 기본적인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한 법적 장벽을 쳐 타업체의 시장진입을 막아야 하고 단순한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사업에 뛰어들지 말고 시장성이 충분한 기술력인지를 면밀히 검토한 후 창업을 해도 늦지 않다"고 당부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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