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찾아온 폭염 속에 올 여름휴가를 앞두고 있는 구미공단의 일부 TV, 반도체, 휴대전화 등 전자업체 직원들이 넘쳐나는 수요 때문에 휴가를 반납한 채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지난 4년간 논란을 빚어오던 디지털 TV 전송방식이 확정되면서 국내 올림픽 중계방송 사상 처음으로 아테네 올림픽을 고선명(HD)으로 중계하기로 결정하자 디스플레이 업체들마다 즐거운 비명이다.
당초 구미공단 입주기업체 중 70% 이상이 이번 주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집단휴가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LG전자, LG필립스LCD, 삼성코닝정밀유리 등 디지털 TV 관련업체들은 여름철 특수 때문에 직원 휴가를 연중 휴가체제로 전환해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는 등 시장점유율 높이기 경쟁에 나섰다.
LG전자는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 TV를 비롯한 디지털TV 라인과 패널 생산라인은 현재 수요가 넘쳐나고 있고 앞으로 더욱 주문 물량이 쇄도할 것을 감안해 다음달 10일까지 하루 600여명을 투입, 3교대로 24시간 철야근무에 나서고 있다.
LG전자 PDP 사업부 이종화 그룹장은 "생산라인의 개선으로 완제품 조립 소요시간을 크게 줄였는데도 주문이 밀려들어 현장 직원들이 휴가는 아예 잊은 상태"라고 했다.
국내 유일의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기판유리 생산업체인 삼성코닝정밀유리의 구미공장 역시 넘쳐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하루에 직원 100여명이 3교대 24시간 근무에 나섰다.
삼성코닝정밀유리 김두하 과장은 "현재 삼성전자, LG필립스LCD, BOE하이디스 등 국내의 모든 TFT-LCD 업체로부터 주문이 쇄도해 용해로 전체를 풀가동시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LG필립스LCD 구미공장도 LCD가 종전 노트북 PC용과 모니터용에서 TV용으로 급격히 옮겨가면서 휴가철은 물론 밤낮없이 공정이 돌아가고 있다.
생산현장 직원들의 경우 3교대가 원칙이지만 휴가철을 맞아 1개조가 휴가를 가면 나머지 2개조가 12시간 근무하는 형태로 바꿔 주문량을 맞추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구미사업장도 최근 유럽 등지의 휴대전화 대규모 물량수주로 당초 6천500만대에서 8천600만대로 판매계획이 확대됨에 따라 이번 휴가기간 전체 7일 가운데 3일만 쉬고 나머지는 휴가를 반납하고 정상 근무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해외업체들과의 단말기 공급계약을 지키기 위해 휴가일수를 대폭 줄이고 생산라인을 있는 대로 가동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휴가를 그대로 찾아 먹는다는 것은 곧 수출차질을 불러오기 때문에 대안이 없다"고 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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