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버스사 "차내에 몰카 설치해 봤더니 삥땅 여전"

시내버스 회사의 인권 유린으로 봐야하나, 아니면 버스 기사의 지나친 양심 불량일까.

대구의 한 시내버스 업체가 버스 기사의 속칭 '삥땅'(요금 빼돌리기)을 잡아내기 위해 버스에 기사들 몰래 폐쇄회로TV를 설치, 논란을 빚고있다.

ㄱ교통이 지난달에 초소형 폐쇄회로 TV를 이용, 요금을 빼돌린 버스기사 10여명을 찾아내 사직서를 받았는데 이들은 "폐쇄회로TV를 설치하지 않기로 한 노사합의를 위반해 기사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인권을 유린했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

이들은 또 "거스름돈 용으로 지급된 잔돈으로 커피나 담배를 사는 것은 관례인데 일부 기사들에게만 책임을 물어 사직서를 쓰게 한 것은 악의적인 조치"라며 "삥땅이 잘못된 행위지만 폐쇄회로TV를 설치않기로 한 노사합의도 사측이 위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버스회사 측은 시민들의 삥땅 제보가 잇따라 사실 확인을 위해 일부 버스에 일시적으로 소형 카메라를 설치했다가 떼냈으며, 이는 회사로서 정당한 절차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음성 녹취 등이 되지 않는 폐쇄회로TV여서 사생활을 침해한 것도, 노사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도 아니다"며 " 한 손으로 운전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 돈을 빼내는 기사도 있어 사고 예방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이며, 빼돌린 돈이 많아 공금횡령이나 절도로도 볼 수 있지만 형사고발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시내버스 폐쇄회로 설치 문제는 지난 버스 파업 당시에도 주요 쟁점으로 논란을 거듭하다 결국 설치하지 않기로 했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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