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막바지 피서 '욱수골' 인기

"숨어 있는 피서지, 욱수골을 아시나요."

대구월드컵경기장과 덕원고등학교를 지나면 욱수천이 흐르고 이곳을 따라 나서면 폭 2m 남짓한 호젓한 길이 병풍처럼 생긴 병풍산의 욱수 골짜기로 이어진다.

이 골짜기가 바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욱수(旭水)골. 욱수골의 욱수천은 흐르는 개울물이 맑고 깨끗해서 붙여진 이름. 단골 산행객을 제외하곤 그 동안 널리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용하고 가까운 곳이라 여름철 불볕 더위를 식히기엔 '안성맞춤'이다.

좁은 길을 따라 욱수천을 끼고 산골짜기로 올라가면 계곡 주변 여기저기서 피서를 즐기는 시민들을 만날 수 있다.

대부분이 매년 이곳을 찾는 단골 피서객들이거나 이들의 손에 이끌려 온 사람들이다.

욱수골 입구 부근에서 ㅇ식당을 운영하는 서홍자(47)씨는 "다른 피서지에 비해 덜 알려진 곳이라 아직 찾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여름철이면 텐트가 늘어선다"며 "요즘은 평일에도 저녁 무렵이 되면 사람들이 꽤 보인다"고 전했다.

몇년 전부터 매년 이곳을 찾고 있다는 박경혈(35)씨는 "가까운 곳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싶어 두 딸과 조카를 데리고 이곳을 찾았다"며 "조용한데다 물이 깊지 않아 아이들이 놀기에도 위험하지 않다"고 말했다.

입구에서 차를 몰고 5분쯤 올라가면 욱수지가 나온다.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에게는 지상천국. 내리쬐는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풍경이 황홀하기까지 해 이곳이 대구인지 의심할 정도라고 낚시꾼들은 전했다.

욱수골을 품고 있는 자양산과 성암산에도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자양산에는 임진왜란 때 박응성 장군이 의병을 일으켜 왜군과 싸울 때 쌓은 자산성터가 지금도 당시의 처절했던 이야기를 간직한 채 1천800m 정도 남아 있다.

자양산 동쪽의 성암산은 해발 468m로 임진왜란 때 향교의 머슴이었던 강개명이 향교의 위패를 바위굴 속에 숨겨 왜란을 피할 수 있게 되자 나라에서 '성스러운 바위산'이라며 붙여준 이름. 수성구청 관계자는 "이 지역의 산이 그리 높지 않아 등산하기에도 좋다"며 "물도 깨끗해 앞으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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