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대경과기연)의 초대원장을 선출하는 임시이사회가 오는 16일로 다가오면서, 대경과기연의 향후 진로에 대한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경과기연은 당초 지역산업 발전에 기여할 세계적 연구소를 지향하며 특별법이 마련됐고, 초대원장으로는 과학계의 히딩크가 될 수 있는 세계적 인물을 초빙하자는 것이 지역사회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그러나 지난 달 최종 추천된 3명의 인사는 이 같은 기대에 미흡하다는 평이다.
공모로 지원한 정규석(56) 전 데이콤 사장이 운영계획안을 제출했을 뿐, 추천위원들의 추천에 의해 최종 원장후보로 지명된 최상삼(64) 전 한국광기술원 원장과 최기련(57) 고등기술연구원 원장은 이력서와 간단한 프로필만이 유일한 인선 자료였다.
이런 졸속선정 탓에 한 후보는 사석에서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원장후보로 추천됐다"며 초대원장을 맡을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는 후문이다.
더 큰 문제는 16일 열릴 임시 이사회에서조차 최종후보 3인에 대해 간단한 인터뷰만 한 뒤 초대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라는 것. 대경과기연에 대한 기본개념조차 없는 인사가 초대원장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종원 대경과기연 이사(KOG 대표)는 "대경과기연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소신이 초대원장의 갖추어야 할 제 1의 요건"이라며 "따라서 후보들이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자신의 신념과 계획을 밝힌 뒤 초대원장을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역사회가 보여준 분열된 모습에 대한 반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경과기연이 법률에 의해 설립이 강제됨에 따라 과기부가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와 경북이 대립하고, 지역 정치권도 공개된 논의를 통한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지 못해 과기부의 독주를 사실상 방조했다는 분석이다.
박종근 한나라당 의원은 "노벨상 수상자를 총장으로 모신 KAIST와 초대원장을 곧 선출할 대경과기연이 너무나 대조적"이라며 "지금까지의 설립 과정은 세계적 연구기관을 지향했던 처음 취지와는 너무나 다르다"고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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