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 응원신화, 한국축구 숨은 힘

"월드컵 응원신화가 한국 축구를 살렸다?"

한국 축구 올림픽팀이 2년 전 한일월드컵 때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열렬한 응원 신화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당시 시청앞 광장 등 전국을 붉게 물들였던 붉은악마의 길거리 응원을 TV로 지켜보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던 외국인들이 '붉은 열기'를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2004아테네올림픽 한국 경기를 찾아와 응원전에 동참하고 있는 것.

그리스와의 개막전에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현지 팬들의 응원에 기가 죽었던 한국이 되살아난 것은 1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아테네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차전부터였다.

선수들은 우선 과제인 8강 진출을 위해 멕시코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막상 경기장에 들어서자 홈이나 다름없는 분위기 속에서 편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이날 아테네 카리아스카키스타디움에 입장한 1만여 관중 가운데 약 1천명이 붉은 티셔츠 차림이었고 이들은 쉴새없이 북과 꽹과리를 치며 뜨거운 응원의 함성을 보냈다.

그리스에 거주하는 교민 200여명과 붉은악마 원정응원단 60여명, KTF 응원단 70여명, 안성풍물패 20여명 등 400명 가량이 한국인인 것을 감안하면 나머지 600여명은 붉은 셔츠를 입고 동참한 외국인이었던 것.

이들은 붉은악마 등 한국팬들로부터 한국 축구의 상징이 된 붉은색 티셔츠, 흰 모자 등을 나눠받고 자연스레 하나가 돼 신나는 응원전을 벌였다.

특히 가족단위로 경기장을 찾은 그리스인들이 자녀들의 손에 이끌려 함께 축제 분위기를 즐겼고 상당수 젊은이들은 아예 처음부터 붉은색 옷을 입고 경기장을 찾아 합류했을 정도.

유영철 협회 홍보국장은 "관중들이 한국 응원단과 합류하기 위해 너무 많이 몰려와 나중에는 경찰관들이 제지할 정도였다"면서 "일부 멕시코 응원단이 붉은악마 응원단의 흥에 이끌려 구경하러 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축구사의 이정표'로 선정할 정도로 전세계에 한국을 알린 월드컵 길거리 응원의 신화가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을 노리는 한국 축구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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