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내 간이식 수술 지역 병원서도 잇단 성공

간은 체중의 2%를 차지하는 인체장기 중 가장 큰 장기이며, 재생능력이 가장 뛰어난 장기이다.

이는 인체에서 차지하는 그만큼 역할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 기능이 저하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데 많은 문제를 겪게 된다.

특히 B형간염의 유병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간 이식은 말기 간질환 및 간세포암, 전격성 간 부전 환자 등 약물치료로 치유되기 어려운 환자에게 생명을 연장하고 정상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최후의 치료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간 이식은 현재 국내에서 연간 500건이 시술될 정도로 발전되어 간질환 말기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주고 있다.

간 이식은 어떤 경우에 고려될 수 있을까.

말기 간 질환 환자 중 내과적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간성혼수 및 정맥류출혈이 자주 재발하거나 이뇨제 등으로 복수가 조절이 되지 않는 환자), 생존 가능성이 1년 미만의 환자가 수술의 대상이 되고 있다.

B형 간염의 유병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간이식의 원인 질환으로 성인에서는 B형 간염에 의한 간 경변(간이 굳어지면서 커지거나 오그라드는 병)이 가장 많다.

그리고 B형 간염에 의한 간 경변을 동반한 간암(간 세포암), 전격성 간부전의 순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C형 간염이 증가하면서 C형 간염에 의한 말기 간 경변과 간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따른 간이식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밖에 윌슨씨병, 원발성 담즙성 간경변, 알코올성 간경변 등이 적응증이 된다.

소아에서는 선천성 담즙성 간경변, 대사성 간질환 등이 대상이 된다.

최근의 간 이식 후 생존율은 수술방법, 면역억제제 등의 발전으로 많이 높아지고 있다.

생존율은 원인질환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수술 후 1년 생존율이 90% 이상이며, 5년 생존율도 70~80%이다.

지난 1988년 국내에서 처음 수술받은 환자는 건강하게 생존하고 있고, 미혼의 환자가 간 이식 후 결혼과 출산을 한 뒤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그런데 간 이식 수술은 서울의 몇몇 유명 병원에 가야만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대구의 병원에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지방의 환자들이 서울에서 수술받게 되면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다.

간 이식 수술은 수술 후 입원기간이 1~3개월에 이르기 때문에 환자는 물론 보호자들이 장기간의 병원생활을 해야한다

그리고 간 이식 환자들은 평생 면역억제제 투여, B형 간염 재발 예방을 위한 주사제 투여, 정기적인 검사 등을 받아야 하는데 이에 따른 금전적, 시간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간 이식 환자는 거부반응 등으로 인해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나 응급상황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 응급치료를 받기 위해 수술을 받았던 서울의 병원까지 가야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최근 지방의 의료 환경도 많이 발전하고 있다.

대구의 경북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은 서울의 유명병원에 뒤떨어지지 않는 장비와 시설, 경험 있는 의료진을 확보하고 있고, 간 이식을 성공한 예가 많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의 경우 2003년 3월 이후 5명의 말기 간 질환 환자에게 실시한 간이식 수술이 모두 성공했다.

첫 환자는 원발성 담즙성 간 경변으로 정맥류출혈이 반복되어 이식을 했다.

다른 4명의 환자는 B형간염에 의한 말기 간 경변으로 심한 복수와 간성혼수가 반복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경우였다.

특히 이들 중 2명의 환자는 수술 후 제거된 간의 조직검사에서 수술 전 진단되지 않은 작은 암 세포가 발견돼 간암을 완치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들 환자들은 수술 후 1개월만에 퇴원해 건강하게 살고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최동락 대구가톨릭대병원 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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