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장이 19일 "친일 잔재 청산과 민족정기 회복 운동의 대의를 조금이라도 훼손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당 의장직에서 물러난다"며 의장직을 사퇴함에 따라 열린우리당 의장직은 원외인 이부영(李富榮) 상임중앙위원이 승계하게 됐다. 신 의장은 노인 폄훼 발언에 책임지고 물러난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으로부터 지난 5월 17일 의장직을 승계한 지 3개월여만에 도중하차 했다.
선친의 일제하 헌병 복무와 이에 대한 뒤늦은 시인에 따른 파문으로 당 안팎의 사퇴 압력을 받아온 신 의장은 이날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갖고 의장직에서 공식 사퇴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11일 전당대회 지도부 경선에서 신 의장에 이어 3위로 직선 상임중앙위원에 당선됐던 이 위원이 당헌에 따라 당 의장직을 맡아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와 함께 152석의 원내 과반 여당을 이끌게 됐다.
여권은 신 의장의 사퇴를 계기로 친일진상규명법 개정, 국회내 과거사특위 설치 등 과거사 청산 작업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여 정기국회를 앞둔 정국의 긴장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또 비당권파로 분류됐던 신임 이 의장은 그동안 신 의장과 천 대표 등 당권파의 당 운영에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온 만큼 향후 열린우리당의 진로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신 의장은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독립투사 여러분께서 목숨바쳐 싸우셨을 때 (아버지가) 일제의 군 생활을 하셨던 점과 그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다면 아버지를 대신해 깊이 사과를 드리고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신 의장은 이어 "앞으로 저는 친일반민족행위의 진상과 과거사의 진실을 밝히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정한 용서를 받기 위해서라도 민족정기를 바로세우기 위해 맹렬한 기세로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재왕기자 jw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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