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내의 시력이 떨어져 정밀검사를 받으러 한 병원을 찾았다. 시력검사를 하는데도 5, 6종류의 각종 정밀검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검안실에서의 일이었다. 아내에 앞서 65세 정도의 할머니가 시력 검사를 받고 있었는데 불만과 짜증이 가득 섞인 표정을 한 채 좀처럼 검사가 진척이 없었다.
할머니가 빨리 검사를 받아야 아내가 검사를 받을텐데 답답한 마음으로 지켜보다가 할머니가 왜 그러는지를 알았다. 유명 병원답게 외국인을 배려하기 위해 시력검사표를 알파벳으로 표기한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시력검사표에는 한글이나 그림은 없고 영문자 A, M, H, G, T 등으로 표기돼 있었다. 의료진이 아무리 큰 글자를 가리켜도 할머니는 읽어 낼 수가 없었다.
그 때 할머니의 심정을 한번 생각해 보자. 안 보이는 것도 서러운데, 배우지 못한 서러움까지 안겨줬으니 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까. 병원측은 좀 더 환자의 입장에서 충분히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영석(대구시 산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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