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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동 풍경-(7)변호사·판사들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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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쓰기가 얼마나 힘든지…." 흔히 '말' 잘하는 사람을 두고 '변호사 같다'는 얘기를 하곤 합니다. 사회 통념상 변호사라고 하면 언변이 뛰어나고 수완이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지요.

이는 외형상의 조건일 뿐, 실질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답니다. 글을 잘 쓰야 훌륭한 법조인이라 할 수 있지요. 재판 과정에 온갖 서류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민사재판의 경우 재판전에 준비서면을 제출해야 하고, 형사재판에는 변론요지서를 써야 합니다. 작은 사건이라면 몇쪽에 불과하겠지만, 복잡한 사건의 경우 수십쪽, 수백쪽에 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판사들도 비슷하더군요. 기자들은 매일 오후 그날 하루동안 열린 재판의 판결문을 보게 됩니다. 그중에는 연필로 시커멓게 지우고 그 위에 새로 고쳐 쓴 판결문을 가끔씩 볼 수 있습니다. 배석판사들이 쓴 판결문을 부장판사가 손을 댄 것이지요. 법률적 잘못을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상의 문제점을 고친 것입니다.

어떤 판결문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고, 너무 길어 한 문장이 무려 한 쪽에 달하는 것도 있습니다. 아주 가끔씩이지만 난해한 법률적 용어를 뒤섞어 놓고 주어, 술어가 분명치 않은 판결문을 볼 때면 무척 짜증스럽습니다. 글 쓰기가 마냥 즐겁지만 않은게 법률가의 고민인 것 같습니다.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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