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와 사람-한국문화 전공하는 외국학생들

"너무 어려워요. 하지만, 재미있고 신기해요."

금발에다 파란 눈, 까무잡잡한 피부의 여학생들이 북과 장구를 매만지며 까르르 웃었다.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넓은 대청마루와 기와지붕, 창호지에 나무 살을 절묘하게 덧댄 방문과 돌 계단이 어우러진 한옥… 계명대 한학촌. 대청마루 너머에는 수십 개의 장독이 가을 햇살을 받아 옹기종기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한학촌 앞마당에는 한국문화를 전공하는 도 탱 투이(24·베트남), 케이티(22·뉴질랜드), 도 풍 뚜이(21·베트남) 등 여학생 세 명이 사물놀이에 흠뻑 젖어들고 있었다.

소리가 바람결을 타고 마루와 지붕에 부딪쳐 울려퍼졌다.

한바탕 신명나는 놀이가 끝난 뒤에는 짚으로 바구니· 멍석,·가방을 만드는 짚공예에 손길이 옮겨졌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온 이들이 전통문화의 멋을 맛보며 한국을 배우고 있었다.

도 탱 투이는 "사물놀이와 판소리는 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문화여서 그런지, 아주 독특하다.

"라며 "북과 장구를 두드리면 절로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신이 난다.

"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베트남에 간 한국의 한 자원봉사단체로부터 장구와 북 등 풍물을 배웠고, 한국인 남자친구도 사귀었다.

한국의 문화와 경치, 사람이 좋아 그 친구와 결혼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도 풍 뚜이는 "중학교 때부터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한국의 풍경이 아름답고, 젊은이들의 사랑이 낭만적이라는 걸 느꼈다.

"라며 "예전에 신문기자가 되고 싶었으나 고교 3년 때 '가을동화'를 본 뒤 이 꿈을 접고 한국어를 전공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라고 말했다.

베트남 하노이국립대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두 학생은 2년을 마친 뒤 지난 2월 계명대 한국문화정보학과 2학년에 편입했다.

두 여학생 모두 '가을동화' '겨울연가' '유리구두' 등 드라마를 본 뒤 한국문화에 매료돼 국내로 들어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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