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으로 접어든 국감이 시들하자 의원들마다 '튀기'위한 몸부림이 한창이다. 한나라당 박순자 의원은 지난 8일 강원도 도암댐이 수백억원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직접 촬영한 비디오를 국감장에서 상영했고 급기야 도암댐에서 직접 떠온 물을 산자위원과 한국수력원자력(주) 사장 앞에 떠놓기까지 했다. 그러다 곁에 있던 김용갑 의원이 녹차로 착각, 벌컥벌컥 마셨다가 뒤늦게 게워내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소방방재청에 대한 행정자치위 국감에선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이 방독면의 안전성을 따지겠다며 국감장에서 직접 라이터로 방독면에 불을 붙여 배석한 관련 공무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고 같은 당 박찬숙 의원 역시 방독면을 태워 구형보다 신형 방독면이 먼저 불이 붙는 것을 입증하기도 했다.
또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경찰청 국감에서 방탄복과 방탄조끼가 너무 무거워 경찰들이 착용을 꺼리고 있다며 방탄복과 조끼를 직접 들고 나와 무게를 실증해 보이기도 했다.
같은 당 김희정 의원은 아예 자신의 보도자료에 '기대하시라! 톡톡 튀는 멀티미디어 질의'라고 자화자찬을 하는가 하면, 급기야 형광펜으로 밑줄까지 그었다. 같은 당 고경화 의원은 국민연금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례들을 한데 모아 '국민연금 태풍 속으로'라는 정책자료집을 냈다. 이 자료집은 '하루 연체에 한 달치 이자를', '빈 쌀통을 팔아서 내야 하는 국민연금' 등 총 5개장 12개 사례를 모은 것으로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불만을 여과없이 담은 첫 '육성(肉聲)집'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열린우리당 김맹곤·김우남·한광원, 한나라당 김석준·곽성문·김병호, 민주당 김효석 의원 등은 젊은 기자들의 감성에 호소한다며 노랑, 파랑, 빨강 등 형형색색 컬러로 인쇄된 국감 질의자료를 돌려 시선을 끌었고 인쇄 서체 역시 톡톡 튀는 것이었다.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 10명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여성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며 '여성과 함께하는 국정감사' 자료를 내고 기자회견까지 자청했다. 이 여성 국감집에는 호주제 폐지와 여성 일자리 창출 등의 내용과 함께 대구경찰청 소속 여성경찰의 출산휴가 일수가 전국 14개 경찰청 가운데 가장 짧다는 자료도 실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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