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일대가 왁자지껄하다. 여러 주택사업 시행사들이 아파트 또는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을 위해 경쟁적으로 부지를 매입하고 있다. 땅 매입, 인·허가 진행절차 등 현황을 감안할 때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범어네거리를 중심으로 한 반경 3km 내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최소 15개 단지, 7천여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땅 매입작업 초기단계에 있는 것까지 포함하면 20개 단지, 1만여가구다.
지난해 분양에 들어가 현재 시공 중에 있는 아파트도 '유림노르웨이숲', '코오롱 하늘채 수' 등 5개 단지, 1천442가구나 된다.
범어네거리를 중심으로 한 달구벌대로변과 동대구로변 단독주택지를 대상으로 아파트 분양 및 건설이 집중되는 것은 분양성과 사업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주거3종지역이거나 상업 또는 준주거지역이어서, 일반주거2종 7층지역이나 1종지역으로 묶여 있는 황금동이나 상동·중동 등 인근 지역보다 땅값은 비싸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용적률을 적용받기 때문에 사업성이 그만큼 높다.
'수성학군'이란 메리트로 실수요자들은 물론 투자자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는 판단도 전국 시행사들의 관심을 불러모으는 요인이다. 2005년 9월 완전개통 예정인 지하철 2호선의 역세권이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분양 준비 중인 최대 단지는 수성구청 맞은편, 뉴영남호텔 오른쪽에 ㅎ사가 추진 중인 1천Z50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대구의 스카이라인을 바꾸는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란 점에서 교통영향평가심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반 아파트로는 ㄷ사가 수성4가 수성네거리~신천시장에 추진하고 있는 1천178가구가 있다. 수성구에서도 입지여건이 뛰어난 데다 보기 드문 대형단지라는 강점 때문에 서울의 메이저업체들이 너도나도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다. 해당 시행사는 연말까지 분양을 위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초 분양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부지 계약금이 지주들에게 건너간 범어동 범어천주교회 정문 앞 복개도로 건너편 단독주택지(준주거지역 포함)도 예정대로라면 내년초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범어동 청구성조타운 아파트 앞 1만여평도 서울의 시행사가 40, 50평형대 아파트 800여가구 건설을 위해 부지매입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 유림노르웨이숲 아파트 시공현장 북쪽에도 ㄷ사가 200여가구 건설을 계획 중인데, 다만 부지를 가르는 도로 폐지를 놓고 인근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범어동 일대 사업이 장밋빛 일색인 것은 아니다.
시행사들이 경쟁적으로 땅 매입에 나서자 지주들이 높은 땅값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단지는 땅 매입에 들인 비용이 너무 높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시행사 대표는 "경기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맥빠진 시장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지면, 내년 상반기 이후 신규 분양에 나서는 업체는 저조한 분양률 및 금융비용 과중 부담사태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시행사들은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아파트를 분양한다는 계획으로 부지매입에서부터 교통영향평가, 건축심의, 사업승인 등 행정절차를 서둘러 밟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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