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소 잃은 외양간

우리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이는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알아보고 고치려 하는 자세를 말한다.

하지만 제대로 고치면야 그래도 낫지만, 제대로 고치지 못하고 또 다시 소를 잃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겠는가? 반복되는 실수는 우리가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지 못하게 하는 한 요인이다.

오늘 우리는 아직도 이러한 실수를 계속하는 정서 속에서 그냥 살아가는 듯하다.

예를 들면 정치도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소 잃은 외양간 모양이다.

여당과 야당은 상생정치를 한다고 공언했지만, 서로 대립하고 상대방에게 핑계를 돌리는 모습은 여전하다.

그들만의 문제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모든 국민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는 사이 경제는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교육도 사회도 희망을 잃어버리는 듯하다.

결과 우리와 경쟁하는 다른 나라들은 우리를 앞서 나가고 있지 않는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문제를 먼저 보고 준비할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를 함께 지고 해결할 책임이라 느끼지 않는데 있지 않을까.

우리는 오랜 세월 현세의 것에 더 관심을 가진 종교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누리고자 하는 복도 매우 현세적이다.

이로 인해 과거와 미래보다는 상대적으로 현재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온 전승을 가지고 있다.

과거는 우리의 거울이 되고 미래는 이정표가 되는데, 그러한 것에 쏟는 관심이 매우 약하다.

그래서 과거의 실수를 계속하고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데 약한 것이다.

함께 볼 줄 아는 안목이 더욱 자란다면,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실수는 점점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오는 세상에서 받을 심판이 있다는 종교적 관점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그것은 매우 중요한 치료책이 될 수 있다.

나요섭·대구제일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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