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를 익히더니 한글도 쉽게 배우더라구요." '한국한자능력검증회' 주관 한자능력시험 7급 부문에서 최연소로 합격한 김채원(5·대구시 수성구 만촌3동)양의 어머니 이미희(34)씨는 30일 오후 합격통보를 받고 믿기 어려운 듯 딸의 머리를 연신 쓰다듬었다.
유치원생인 채원이는 지난 10월30일 열린 한자능력시험에서 문제 70문항 중 60문항을 맞추며 생애 첫 시험을 당당히 통과한 것. 나이순으로 매기는 수험생 번호에서도 '1번'이었다.
이씨는 "채원이가 만 3살 무렵부터 한글 솜씨가 부쩍 늘어 어학에 소질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의외의 결과"라며 기뻐했다. 채원이의 합격에는 중풍에 걸린 몸으로 한자 하나하나씩 짚어가며 한자를 가르쳐 준 시아버지(65)의 도움이 컸다. 공교롭게도 채원이가 한자에 흥미를 들인 계기는 교통사고 때문이다. 지난 4월말 집 앞 이면도로에서 차에 치여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친척들이 사준 한자책에 재미를 붙인 것.
신기할 만큼 한자를 빠르게 익히는 손녀의 모습에 재미를 느낀 할아버지가 '훈장' 역할을 떠맡으면서 채원이의 한자실력도 일취월장했다. 7급 시험을 치기 위해 150자를 익혔다.
"시아버님이 '동녘 동(東)이면 나무 목(木)에 해(日)가 뜨는 모양이다', '자리 석(席)은 의자 손잡이를 닮았다'는 식으로 글자를 연상시켜 가르쳐 준 것이 아이의 흥미를 유발했나봐요."
한자실력은 국어 어휘력과 문장 이해력에도 큰 도움이 됐다. 가령 '소화기' 같은 어려운 단어도 사라질 '소(消)', 불 '화(火)', 기계 기(機)라는 식으로 쉽게 이해한다는 것. 덕분에 초등학교 고학년생이나 읽을 법한 과학동화도 술술 읽어낼 정도다. "책을 읽을 때마다 장래 희망도 요리사, 의사, 달리기선수 등으로 변하지만 당장은 내년 6급시험이 목표랍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사진설명 : 한자능력검정7급시험 최연소 합격자인 김채원(5살,수성구 만촌3동)양이 할아버지와 함께 한자공부를 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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