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산타들이 시향창단 분위기 띄운다

안동교향악단 연주회 이색 이벤트

연주회장에 산타클로스가 나타났다. 제16회 안동교향악단 정기연주회가 열린 7일 저녁 안동시민회관 대강당. 8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연주회가 끝나갈 무렵, 무대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연주되자 산타클로스가 나타나 객석을 돌며 관객들에게 성탄 선물을 전했다. 선물을 받은 관객들은 난데없이 나타난 산타클로스에 당황하면서도 이내 즐거워하며 조금 이른 성탄 분위기를 즐겼다. 이날 나타난 산타클로스는 이재갑'손명자 안동시의회 의장 부부와 이경섭 시의원, 김휘동 안동시장 부인 김현옥씨 등 6명으로, 시민들을 위해 깜짝 이벤트를 연출한 것. 이재갑 의장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짜 산타클로스가 된 기분이었다"며 "연주회도 보고 시민들과 접촉도 할 수 있는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연주회는 외형상 안동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였지만 내면적으로는 '안동시립교향악단의 창단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라는 숨은 이유가 있었다. 김휘동 시장도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급작스런 일정 변경으로 자리를 지키지 못했고 일부 시의원들과 시 고위 간부들이 참석, 자리를 빛냈다.

이날 지휘를 맡은 안동대 박창근 교수는 "음악회와 이벤트를 결합시켜 시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으로 만들었다"며 "이런 시도가 음악 저변 인구를 확대하고, 안동 시향을 만들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안동시향 창단 문제는 오래 전부터 경북 북부지역 음악인들의 숙원사항이다. 90년대 초 안동 음악인들과 김규재 당시 안동시장의 노력으로 창단 일보 직전까지 갔으나 시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해 허사가 됐다. 그 후 세월이 흐르면서 성과가 지지부진했으나 최근 안동과 여건이 비슷한 김천에 시향이 창단되고, 25년 역사의 안동대 음악과도 많은 연주인을 배출하는 등 인적자원도 풍부해 안동시향 창단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특히 김휘동 안동시장과 이재갑 안동시의회 의장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어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김 시장은 "안동시향 창단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 의장도 "3억여원의 예산이 걸림돌이지만 서로 협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 창단 때부터 15년 동안 안동교향악단을 이끌면서 안동시향 창단에 힘써 온 박창근씨는 "시민들의 정서 함양과 클래식음악 문화욕구 해소에 기여하는 순기능적인 면은 물론 문화도시임을 자임하는 안동시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기 위해서도 시향 창단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사진: 안동교향악단 정기 연주회에서 산타클로스로 변신한 이재갑 안동시의회 의장(왼쪽)과 이경섭

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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