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DP(지역내 총생산) 13년째 전국 꼴찌.' 대구경제의 침체상과 현실을 지적할 때면 늘 나오는 지적이다. 그만큼 기업다운 기업이 없었던 대구가 올해를 '기업하기 좋은 도시' 원년으로 선포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 기업인을 아끼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그래서 대구시는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가장 반기업적 풍토 중 하나로 지적됐던 '관료주의' 타파에 먼저 나섰다.
조해녕 대구시장이 직접 기업현장을 찾아 나섰다. 기업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를 진솔하게 파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정책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6개 업체를 방문하고, 135명의 기업대표를 만난 결과 4월 기업지원기관·단체 간담회와 구청장·군수 모임이 열렸다. 그 결과 공장 설립 지원을 위한 '기업민원처리협의제'가 9월 마련됐다.
이에 앞서 대구시는 2월 민원실에 '기업민원지원창구'를 설치하고, 실·국·과장을 '기업지원담당관'으로 지정해 산업단지 분양과 입주, 가동 때까지 책임 지원토록 했다. 또 6개월마다 평가를 받도록 했다.
전기공급계약조건에 관한 한전의 약관을 변경하고, 전기증설 공사비 2억1천700만원을 대구텍(주)에 지원한 것은 과거 행정관행을 깬 파격적 행정의 대표 사례다. 서대구공단의 산업용수 공급으로 입주업체들이 연간 38억원의 생산원가를 절약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전에는 쉽사리 생각할 수 없었던 적극적 행정이다.
대구시의 변신은 적잖은 성과를 낳았다. 삼성상용차 부지에 희성전자(3만1천650평)를 유치했고, 한국델파이 본사와 대성글로벌네트웍 본사의 대구이전을 확정했다. 성서 4차산업단지는 입주업체 요청에 따라 공사를 서둘러 이번달부터 개별공장 착공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분양이 지지부진했던 달성 2차산업단지에는 30만평 분양에 321개 업체 45만평 신청이 들어와 대성공을 거뒀다. 이제 대구에서도 기업 한번 해볼 만하다는 인식이 서서히 싹을 틔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반면 대구시에 대한 기업들의 불신이 여전히 크다는 지적도 있다. '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대구시는 아직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희성전자의 경우, 당초 대구시가 평당 60만원대 분양가를 약속했다가 입주확정 이후 70만원대로 올려버려 희성 측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상용차 부지 입주를 희망하는 한 외국계 전자회사에 대해서도 대구시가 선뜻 '카드'를 내밀지 못하면서 이 기업유치가 무려 1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
최삼룡 대구시 경제정책과장은 "담보가 부족한 유망업체에게 전체 대출금액의 50%를 대구시가 보증해주는 '특례보증제도'와 기업투자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한 '맞춤형 인력양성 공급제'는 대구만의 독특한 제도"라며 "내년부터는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을 지원·관리하는 선택과 집중의 정책으로 스타기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