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언 땅은 아주 조금씩 살을 깎아

비명을 일으켜 세운다

비명 소리가 달려가다 희뜩한

눈발과 잠시 몸을 섞는다

벌판은 뜨거운 숨소리를 숨겨 놓고

지상의 사랑은 앙상하게 남아

깊은 소리로 운다

겨울 햇살 빠르게 벌판을 건너지르고

바람 속에 영혼을 흔드는

마른 쑥대궁과 억새풀들

아직도 무너지지 않고 있다

그 속에 내가 있다

김윤배 '겨울 벌판에서'

지상의 사랑은 언 땅 위에 있어 앙상하고 벌판의 속마음은 대지의 여신이 숨어 있어 뜨겁다.

비명 소리는 언 땅 위에 있어 희뜩한 눈발과 몸을 섞고 쑥대궁과 억새풀들은 대지에 뿌리내려 무너지지 않는다.

깊은 소리로 우는 사랑은 이미 뜨거운 숨소리이니 비명과 억새풀은 남남이 아니다.

그날 팔공산 동봉이 그와 같았다.

서릿발이 비명을 일으켜 세웠고 비명소리 달려가다 가지 끝에 눈꽃으로 피어 있었다.

마른 쑥대궁 속에 내가 있었다.

강현국(시인·대구교대 교수)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공천 방식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으며,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공천이 시도되자 지역 정치권에서 '민주정당이...
구미 부동산 시장에서는 비산동 6-2 부지에 최고 46층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현재 구...
서울중앙지법은 화장실에서 빨리 나오라는 동생을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징역 10년과 치료감호를 선고했으며, 동생은 퇴근 후 목욕 중 불평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 한국과 일본을 언급하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 작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며 파병 압박을 가했으나, 주한..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