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겨울철 별자리 여행

사랑·추억·쓸쓸함·그리움도 하나,둘…

겨울은 별자리를 관측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1년 중 하늘이 가장 맑기 때문. 별 볼일 없어 따분한 겨울밤. 맑고 푸른 밤하늘에 초롱초롱 빛나는 별들에게 우주의 신비를 물어보자. 특히 오묘한 밤하늘의 별자리 풍경을 경험할 수 있는 천체관측은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좋다. 가족들과 함께라도 좋고 연인사이라면 더 운치가 있어 좋을 듯하다. 울산 두남학교 학생과 함께 김해천문대를 찾았다.

먼저 천체투영실. 천체투영실은 지름 8m의 둥근 반구형 스크린에 밤하늘의 별들을 재현해주는 천체투영기라는 특별한 영사기가 비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별자리에 얽힌 신화와 전설, 그리고 별을 찾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별자리에 대한 환상과 꿈을 심었으면 전시실로 간다. 전시실에는 우리나라의 천문관측의 역사를 입체영상으로 설명해 주는 매직비전을 비롯해 우주의 탄생과 진화, 태양계 각 행성에서 자신의 몸무게를 잴 수 있는 중력실험장치 등이 있다. 또 시뮬레이터를 타고 우주 가상 체험도 할 수 있다.

이 건물의 안쪽 통로를 따라 위로 올라가면 전망대, 관측동 등으로 나갈 수 있는 통로와 연결되어 있다. 관측동은 천체망원경이 설치되어 관람객들이 직접 별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관측동은 2대의 주망원경이 설치된 제1관측실과 제2관측실, 그리고 6대의 작은 망원경이 설치된 보조 관측실로 구성되어 있다.

눈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별이 망원경로는 관측된다. 그러나 크게 보이지 않는다. 다만 또렷하게 좀더 선명하게 보일뿐이다. 주위 숨어있는 별까지 관측된다. 페르세우스자리 성단, 안드로메다 은하를 관측했다. 교과서에서 배운 안드로메다 은하의 은은한 자태가 보인다. 빛의 속도로 지구까지 200만광년을 달려온 안드로메다 은하의 희뿌연 모습은 시공간의 엄청난 차이가 한데 공존하는 우주의 신비를 일깨운다. 인류의 조상이 아직 아프리카에 머물던 때 안드로메다에서 출반한 빛이 이제야 지구에 도착한 것이다.

노천전망대에 올랐다. 바로 그때 "와, 토성 고리가 진짜 보인다"는 환희에 가까운 소리가 들려왔다. 망원경으로 별을 관찰하던 한 학생이 외친 소리였다. 밤 9시가 가까운 시간이었다. 정말로 동남쪽 하늘에 토성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망원경을 통해 자태를 드러낸 토성은 둘레를 눈부시게 장식하는 고리를 환상적으로 뽐내고 있었다. 안내자로부터 북두칠성이 안보일 때 카시오페이아자리에서 북극성을 찾는 방법도 배웠다.

박은별(16.여)학생은 "너무 재미있어요. 별이 이렇게 예쁜지 몰랐다"며 "앞으로 별에 대해서 연구해 보고 싶다"며 관심을 나타냈다.

이상현 천문대장은 "캄캄한 어둠에서 빛나는 무한한 시공간을 바라보며, 수천년 동안 수많은 신화와 전설을 만들어낸 시간을 되돌아보는 별자리여행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와의 대화"라며 "가족끼리 또는 연인끼리 밤하늘을 바라보며 작은 시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2년 2월 개관한 김해천문대(www.gsiseol.or.kr)는 분성산 정상((375m) )에 위치해 김해시 야경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가족 단위는 물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김해천문대에서는 '안드로메다 은하 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1월8일부터는 '토성축제'가 열린다. 오후 2시부터 밤 9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매주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 설, 추석 등 명절은 휴관한다. 1월1일도 쉰다. 어린이 500원, 청소년 1천원, 어른 2천원 입장료. 문의: 055)337-3785.

◇그밖에 별을 관측할 수 있는 곳

대구에서 가까운 영천 보현산이나 소백산 천문대 등은 일반인들에겐 개방이 안된다. 국가에서 연구를 위해 세운 천문대이기 때문. 대신 강원도 영월 별마로와 대전 시민천문대 등은 자자체에서 설립한 천문대로 언제든지 이용이 가능하다.

▲영월별마로천문대: 영월읍내 옆 봉래산 정상에 있다. 자동차로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매주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 설, 추석 등 명절에는 쉰다. 운영시간은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홈페이지(www.yao.or.kr

), 문의 033)374-7460.

▲대전시민천문대: 대덕연구단지에 자리하고 있다. 망원경에 대한 강의도 들을 수 있다.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개관. 예약된 단체에 한해 오전 11시부터 12시30분까지 특별 개관한다. 홈페이지(star.mtro.daejeon.kr), 문의 042)863-8763.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보다 구마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마산에서 김해방면으로 가서 동김해IC에서 나와서 직진, 인제대를 지나 가야랜드 정문 근처에서 좌회전하면 된다. 주차장에서 천문대까지는 도보로 올라가야 하는데, 곳곳에 별과 관련된 자료들이 설치돼 있어 흥미를 끈다.

◇겨울철 별자리

여름밤하늘이 은은한 은하수의 향연이라면 겨울밤은 밝고 화려한 멋이 있다. 그리고 겨울밤은 밤이 길어 별 보기에 좋을뿐더러 산란현상 때문에 더욱 반짝반짝 빛나 보인다.

겨울밤 별자리는 마차부자리의 일등성 카펠라가 연다. 초저녁 북동쪽 밤하늘에서 일등성 가운데 가장 먼저 떠올라 겨울을 알리기 때문에 '겨울의 전령사'로 불린다. 그래도 겨울밤의 대표적인 별자리는 오리온자리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잘못 쏜 화살에 맞아 숨지는 비운의 신화를 간직한 최고의 사냥꾼 오리온은 몸둥이와 방패를 든 모습으로 위풍당당하게 남쪽 밤하늘의 한복판을 차지한 채 차가운 겨울밤을 빛낸다.

주변에서 큰개자리와 작은개자리의 사냥개 두 마리가 오리온을 쫓으며, 주변엔 오리온을 향해 달려드는 황소자리, 이런 밤하늘의 풍경을 조용히 지켜보는 쌍둥이자리 등이 자리를 하고 있다.

별자리 여행은 '길잡이 별'을 눈에 익혀두면 찾기가 쉽다. 겨울철 별자리는 남쪽 밤하늘에 찬란하게 빛나는 3개의 별 '삼태성'을 길잡이별로 삼는 것이 좋다. 삼태성을 둘러싼 별이 오리온자리다. 오리온의 아래 왼쪽에서 작은개자리와 큰개자리, 오른쪽과 머리 위에서 빛나는 황소자리, 마차부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박순국편집위원 tokyo@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