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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제대로 알고 먹자-(14)고혈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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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은 심장에서 보내진 혈액이 혈관 내를 흐를 때 혈관 벽이 받는 압력이다. 심장이 피를 내보낼 때의 가장 높은 압력을 수축기 혈압이라고 하며, 피를 빨아들일 때 받는 가장 낮은 압력을 확장기 혈압이라고 한다. 수치로 보면 수축기 혈압이 확장기 혈압보다 더 크지만 확장기 혈압은 지속되는 시간이 더 길므로 확장기 혈압이 높으면 심장에 주는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문제는 고혈압이란 것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건강진단을 하지 않는 한 본인 스스로 잘 느낄 수가 없다는 점이다. 고혈압은 어느 날 생각지도 않게 중풍, 심장마비, 심부전 또는 신부전 등 무서운 합병증의 형태로 불쑥 찾아오게 된다.

발병 원인을 잘 모르는 이른바 본태성 고혈압은 고혈압 환자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고혈압 약을 선택하는데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람에 따라서 고혈압 약을 잘 골라서 써야 한다는 말이다.

고혈압 치료제를 보면 이뇨제(소변을 통해서 과잉의 수분을 배설시키는 역할), 베타차단제(심장이 지나치게 많은 일을 하는 것을 방지), 알파차단제(좁아진 말초혈관을 확장시킴), 칼슘길항제(칼슘이 세포로 들어가는 통로를 차단해 혈관 수축을 방지), ACE 저해제(혈관수축적 작용을 가진 물질의 생성을 억제) 등이 있다.

이들 약제들은 저마다 혈압을 낮추는 방식이 다르고 부작용 역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약제를 고르는데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1차로 약 한가지를 선택해 일정한 기간 동안 복용하고 효과가 충분하지 않으면 그 약의 복용량을 증가시켜 보고 그래도 안 될 경우에는 다른 2, 3가지를 쓰게 된다.

고혈압으로 판정이 되면 혈압을 낮추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약을 쓰기 시작하면 거의 평생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우선 약을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을 총 동원해 본다. 짜거나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싱겁고 담백하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유산소 운동은 심장과 혈관을 튼튼하게 한다. 1주일에 3회, 한번에 적어도 30분 이상 걷기나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체중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혈압을 낮출 수 있다. 이런 노력들은 고혈압 약의 복용량을 줄일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이 밖에 금연, 금주, 스트레스 해소도 중요하다. 이처럼 비약물 요법을 3~6개월 간 열심히 실천해도 혈압 조절이 잘 안될 때는 고혈압 약을 사용한다. 그러나 고혈압이 있는데도 평생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이는 약 먹는 것을 잊어버려서이기도 하지만, 고혈압을 가볍게 여기거나 부작용과 내성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약의 복용을 거부하거나 임의로 중지하는 경우도 있다.

고혈압은 단지 조절할 수 있을 뿐 치료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하며 증상이 없다고 해서 환자 임의로 약을 끊어서는 안 된다. 고혈압과 친구가 되어서 이를 잘 다스리는 것이 합병증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의 하나이다.

김교영기자

도움말:이인숙 약사(대구시 약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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