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8년 조선 성종 9년 2월 28일. 신라 때부터 조선 숙종 때까지의 시문(詩文)을 모은 책 동문선(東文選) 130권이 완성됐다. 왕명에 따라 중국 소명태자의 문선을 본따서 만든 동문선 편찬은 왕명으로 7년에 걸쳐 이룩한 국가적 사업이었다. 당시 예문관(임금의 칙령과 교서를 맡아보던 기관) 대제학이던 서거정을 중심으로 노사신, 강희맹 등 23명이 이 작업에 참여했다.
동문선에는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이 수나라 장수 우중문을 꾸짖은 '여수장우중문시'(與隨將于仲文詩)로부터 신라의 김인문, 설총, 최치원을 비롯해 고려의 김부식, 이인로, 이규보, 이색, 조선의 권근, 정도전 등 500여 명에 이르는 문인의 글 4천302편이 실려 있다.
"우리나라의 글은 송'원나라의 글이 아니고 한'당의 글이 아니며 바로 우리나라의 글이다. 마땅히 중국 역대의 글과 나란히 익히고 알려야 할 것이니, 어찌 묻히고 사라져 전함이 없을까?"
서거정은 서문에서 '동문선' 편찬의 뜻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원형은 중국의 것을 따라 했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음을 밝혀, 사대주의 가운데에서도 민족문화에 대한 자긍심은 잃지 않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1914년 찰리 채플린, 영화 데뷔 ▲1922년 이집트, 영국으로부터 독립 ▲1947년 대만서 2'28 폭동 발생 ▲1973년 고교평준화 조치 발표 ▲1991년 걸프전 종전.
조문호기자 news119@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방탄 유리막' 안에서 유세…대선 후보 최초
'TK 지지율' 김문수·이준석 연일 상승세…이재명은?
국힘 의원들 '뒷짐', 이미 끝난 대선?…"득표율 공천 반영 필요" 지적도
1차 토론 후 이재명 46.0% 김문수 41.6% '오차범위 내'
전한길 "은퇴 아닌 사실상 해고…'좌파 카르텔'로 슈퍼챗도 막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