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왕자들'로 불리는 추기경단에 의해 선출되는 새 교황은 이전까지의 이름을 버리고 재위 기간 사용할 이름을 직접 고를 수 있다. 3일 선종한 요한 바오로 2세의 후임 교황은 자신의 세례명을 라틴어로 표기하거나 과거 교황 중 한 사람, 또는 성자의 이름 중에서 선택해 쓸 수 있다.
또는 자신에게 부여하기 원하는 품성, 이를테면 '헌신'을 뜻하는 비오(Pius)나'순결'을 뜻하는 이노센트(Innocent) 등을 이름으로 쓸 수도 있다. 요한 22세처럼 생부의 이름을 따서 그의 가르침을 앞날의 지침으로 삼는 교황들도 있었다. 교회가 생긴 후 첫 1천년 동안 교황들은 대부분 세례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런 관례를 처음으로 바꾼 사람은 533년에 즉위한 요한 2세. '메르쿠리'란 세례명을 갖고 있던 그는 이교도 로마인들의 신 중 하나였던 이런 이름을 갖고 가톨릭교회를 이끌어 나갈 수는 없다고 생각해 이름을 바꿨다.
한편 1009년에 즉위한 세르지오 4세는 베드로란 세례명을 갖고 있었지만 초대교황인 베드로의 이름을 따 베드로 2세가 된다는 것이 너무 송구스러워 이 이름을사양했다. 가톨릭 교회사상 처음으로 되풀이된 이름은 식스투스. 2세기에 처음 나타난 식스투스란 이름은 그 후 4차례 대를 물려가며 사용됐다.
역대 교황 중 가장 애용됐던 이름은 요한(23차례)과 그레고리(16차례), 클레멘트(14차례), 이노센트(13차례), 레오(13차례), 그리고 비오(12차례)의 순이었다. 왕이나 황제처럼 교황들도 선대 교황의 이름을 사용할 경우에는 이름 뒤에 서수(序數)를 붙였다.
교황 가운데 처음으로 두 개의 이름을 겹쳐 쓴 사람은 요한 바오로 1세. 1978년즉위한 그는 직전 교황들인 요한 23세와 바오로 6세의 이름을 모두 택했고 그가 재위 한 달만에 사망하자 후임인 폴란드 출신 카롤 보이티야 추기경은 교황의 연속성을 강조해 요한 바오로 2세로 불리기를 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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