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해철 "방송사가 누리는 독점 권력이 문제"

가수 신해철(37)이 국회에서 현재 우리 음악계가 처한 현실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신해철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세계평화 기원 국제 록페스티벌 개최방안'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섰다.

그가 먼저 지적한 것은 한류. 한류의 현상과 미래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음악 시장은 '자뻑 증후군'에 빠져 있습니다. 뭔가 성과가 있으면 최대한 부풀려 확대 과장하지요. 지금 한류 붐인데 보아, 배용준이 히트치는 것은 팬들의 입장이지 국가적인 차원에선 중요치 않습니다. 한류의 수명은 장담 못합니다. 급격하게 폭이 좁아진 아시아 시장은 단일 시장으론 유럽, 미국보다 크지요. 국가의 정책적인 문제는 지속적인 콘텐츠를 양산할 시스템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이어 그는 "한류가 역전될 가능성에 대비해 지금은 낙후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구멍이 난 부분을 보완할 시점"이라며 최근 불거진 인디 록밴드 카우치의 노출 사건을 예로 들어 방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방송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안보 문제로 전파가 규제돼 방송사 설립이 제한되며 방송사가 독점 권력을 누리고 있지요. 이에 방송사들이 시청률을 위한 얄팍한 상술로 사고 가능성이 있는 생방송을 양산해 프로그램의 질이 하향 평준화됐습니다."

그는 방송사의 권력으로 스타가 만들어지는 시스템이 아닌, 대중이 음악을 향유할 수 있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 인터넷에서 악성 댓글을 다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는 청소년들의 삶 역시 고립돼 있다는 증거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인간과 인간이 만나 땀 냄새로 교감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록페스티벌 같은 살아 있는 문화 현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신해철은 대중 문화를 바라보는 '엄숙주의'에 대해 꼬집었다.

"입에 물린 재갈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사람들은 엔터테인먼트가 여러 위험 요소를 갖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여러 록페스티벌에서 청년들의 에너지는 언뜻 보면 불안해보이는 건 사실이지요. 분명 잘못된 행동이었지만 카우치 사건을 비틀어보면 공중파 방송에서 '아랫도리'를 보여주는 열정 넘치는 젊은이들이 있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혼란과 무질서로 비치는 청년들이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에 대해 관대한 시각을 부탁드립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