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보건대 간호과 태국서 쓰나미피해 자원봉사

"쓰나미 현장에서 주민들에게 베푼 것보다 더 많은 사랑을 얻어 왔어요. 봉사의 손길이 필요하다면 세계 어디든지 가겠습니다."

대구보건대 간호과 학생 12명이 올 여름 방학동안 15일 동안 태국 쓰나미 피해지역 자원봉사활동을 마치고 최근 귀국했다. 이들은 푸껫팡아, 피피섬, 방콕시에서 파손된 집 짓기, 의료봉사, CGL(Culture Game Leasure Program, 쓰나미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아이들을 문화, 게임, 레저 활동을 통해 치료하는 프로그램) 등을 펼쳤다.

"쓰나미 피해를 입은 지 7개월 정도 지나 어느 정도 복구가 되어 있었지만 태국 아이들과 주민들의 정신적인 충격은 아직도 엄청났습니다."

성유미(21·간호과 1년)씨는 "태국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동안 쓰나미로 가족을 잃은 주민들이 생전의 가족사진을 보고 몇 날 며칠 동안 눈물을 흘릴 때 참상이 다가와 함께 울었다"고 말했다.

같은 과 1학년 손지혜(20)씨는 "쓰나미가 덮쳤을 때 당시 피신지역이었던 피피섬의 전망대에서 아이들이 묻혀 있는 수많은 무덤을 보고 힘닿는데 까지 봉사활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녀는 "15일간 하루도 쉬지 않고 봉사활동을 했지만 큰 도움이 못 되는 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면서도 "태국인들이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것 같아 큰 보람이 됐다"고 전했다.

차지영(00)씨는 "CGL 활동을 펼칠 때 처음에는 낯설어 하던 태국 아이들이 하루가 지나자 오히려 우리를 격려해 주었다"며 "우리 학생들은 '사랑이 빚진 자'가 되어 돌아왔다"고 말했다.

대구보건대학 간호과 학생들의 봉사활동은 남학생인 구본식(23·2년)씨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말 태국에 쓰나미가 덮친 후 바로 덴마크인 친구와 함께 폐허가 된 태국현지에 봉사활동을 펼친 그는 반드시 다시 이 곳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학기 중에 간호과 학생들을 설득, 2학년 7명과 1학년 5명 등 모두 12명이 이번 활동에 나서게 된 것.

"고등학교 시절 사고로 수차례 병원에 입원했을 때 천사 같은 간호사들의 보살핌을 받고 남자이지만 반드시 간호사가 되어 세계 곳곳에 봉사활동을 펼치겠다고 다짐했죠."

이들의 봉사활동 출발은 결코 쉽지 않았다. 봉사활동 비용으로 1인당 70만 원 정도 자비를 마련했지만 보름간의 일정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비용. 이들의 어려움을 전해들은 국제로타리 3700지구(총재 남성희)에서 부족한 비용을 후원했고 칠곡가톨릭병원 약국장, 명문약국 등은 처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구급약품 등을 지원했다.

봉사활동 후 힘들어서 한동안 일어나지도 못했다는 간호과 학생들은 "많은 분들의 관심과 후원덕에 뜻 깊은 봉사활동을 마칠 수 있었다. 앞으로 더 많은 세계를 찾아 다니며 사랑을 심겠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사진: 대구보건대 간호과 학생들의 태국 쓰나미 현지 봉사활동 모습과 봉사활동에 참여한 간호과 학생들(왼쪽부터 구본식, 성유미, 손지혜, 차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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