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마케팅 경쟁은 브랜드 경쟁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아무리 브랜드가 좋아 보여도 품질과 서비스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브랜드 가치는 곧장 마이너스로 전락한다. 그것이 시장의 생리다.
그런데 의성군에서 생산되는 쌀의 브랜드가 70개가 넘는다는 것은 아무리 의성 쌀이 유명하다 해도 심하다. 미곡 처리장'정미소 단위로 영농 단체'농민'상인 할 것 없이 제 나름대로 브랜드를 달아 내놓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여기에 고유 브랜드를 육성하는 데 앞장서야 할 지역 농협도 브랜드 양산 경쟁에 한몫하고 있다.
의성 쌀만이 아니다. 상주 곶감과 배도 90개와 40개의 개별 브랜드가 있을 정도이니 품목별'품종별로 쏟아 놓은 농산물 브랜드는 가히 공해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칙적으로 시장 경쟁에서 브랜드의 수량이 많고 적음을 탓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한 지역 농산물에서 비슷한 상표가 이처럼 많이 쏟아진다면 소비자는 그 지역산 전체를 외면할지 모른다. 최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선정한 '2005년 시중 유통 브랜드 쌀 종합 평가회'에서 충남 아산 지역산이 최우수 브랜드로 선정되는 등 모두 12개 브랜드가 올해의 우수 브랜드 쌀로 뽑혔다. 경북 지역 상표가 보기 어려운 것은 꼭히 브랜드의 난립 때문은 아니더라도 전혀 무관한 것도 아니다.
지역 특산물의 상품성을 높이고 농민의 이익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기초지자체와 현지 농협의 브랜드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 난립 속에서도 대표 브랜드를 시장에 주지시킬 방안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 농협 등 단위 조직은 농민들을 설득하고, 지자체는 필요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지역 특유의 대책 마련에 중지를 모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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