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계에서 기아 타이거즈가 삼성 라이온즈의 '제물'이란 새로운 역학관계가 정립되고 있다. 기아의 전신이 해태임을 감안하면 올드 야구팬들에겐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28일 끝난 프로야구 2005 페넌트레이스에서 삼성은 기아와 롯데를 희생양 삼아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올 시즌 삼성이 상대 7개 팀 가운데 SK(7승9패2무)와 두산, 현대(이상 8승1무9패) 등 3개 팀에 뒤지고도 74승48패4무(승률 0.607)로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기아(15승3패)와 롯데(14승4패)를 상대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덕분이었다.
삼성이 롯데에 '천적'으로 군림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기아가 삼성에 쩔쩔맸다는 것은 이변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아는 해태에서 이름을 바꿔 단 2001년 이후 5시즌 동안 삼성에 34승57패3무로 일방적인 열세를 보였다. 2003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삼성의 승수 쌓기 제물이 된 것. 이에 따라 삼성은 해태 시절을 포함한 기아와의 통산 전적에서도 226승211패9무로 앞서게 됐다.
삼성이 기아를 앞선 것은 지난 80, 90년대 삼성의 앞길을 철저히 가로막았던 해태 사단의 김응용 사장과 선동열 감독, 한대화 코치 등을 영입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김 사장은 2001년부터 4년 동안 팀을 이끌었고 선 감독은 지난해 수석코치로 활약한 후 올해 삼성호의 선장으로 지난해부터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한 코치는 올해 수석을 맡고 있다.
껄끄러운 상대 기아를 정규시즌에서 함몰시킨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승자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올 시즌 삼성은 대구 홈팬들의 큰 성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에서 펼쳐진 63경기에서 관중 수는 36만836명(경기당 평균 5천720명)으로 지난해(67경기) 19만5천872명(평균 2천923명)에 비해 97% 증가했다. 그러나 대구구장 통산 평균 관중 수(6천414명)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
삼성 프런트는 입장료를 내리는 한편 지역 시·군과 학교, 각급 단체 등을 대상으로 홈 32경기에서 '네임데이'를 실시하고 프로 전용야구장 건립을 위한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지역민들을 야구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은 내년 시즌에도 더 많은 지역민들이 야구장을 찾을 수 있도록 마케팅과 팬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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